[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수원 삼성 센터백 곽희주(30)가 부상 악몽에 또 한 번 주저앉았다. 중요한 경기마다, 그것도 오랜 공백을 털고 나선 복귀전에서 반복되는 일이다.
곽희주는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011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 부산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포백(4-back) 수비 한축을 담당하며 야심차게 경기에 임했지만 그의 활약은 일찌감치 빛이 바랐다.
전반 12분 부산의 세트피스 상황. 곽희주가 페널티지역 안쪽에 쓰러졌다. 곽희주는 문전을 향해 날아온 볼을 헤딩으로 걷어냈다. 이어진 공중볼을 처리하기 위해 재빨리 몸을 날린 곽희주는 발리슛을 시도하던 부산 임상협에게 오른쪽 발목을 걷어 차였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곽희주는 한동안 고통에 몸부림쳤다.
골키퍼 정성룡이 벤치를 향해 교체 요청을 했고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그라운드 밖에서 치료를 마친 곽희주는 절뚝거리면서도 경기를 재개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더 이상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는 채 5분을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으며 최성환과 교체됐다.
곽희주의 불운은 지난 8월 정규리그 상주상무와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입으며 시작됐다. 이후 두 달여 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달 15일 성남과의 FA컵 결승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전반 40분 만에 상대 공격을 차단하다 부상이 재발했다. 성남에 후반 결승골을 우승컵을 내주는 가슴 아픈 상황을 그라운드 밖에서 씁쓸히 지켜봐야 했다.
또 다시 한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부산과 6강PO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곽희주의 각오는 남달랐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오랜만에 제대로 멤버를 갖춰 경기를 치른다”며 “곽희주가 많이 쉬면서 몸 상태가 올라왔다. 창원에서 훈련을 하며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의욕이 앞선 탓일까. 갑작스런 그의 부상에 벤치에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급히 교체 사인을 받은 최성환은 제대로 몸을 풀지 못한 채 황급히 경기장에 들어섰다. 수원은 하태균의 결승골을 어렵게 지키며 승리를 따냈지만 곽희주의 부상은 악재였다.
불운이었다. 절치부심 기다려 온 복귀전은 허망하게 끝났다. 부상으로 물러나는 곽희주의 표정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이전에 다쳤던 부위를 또다시 다친 것이다. 병원에서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곽희주가 준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을지, 부상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한 내용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단판 승부인 챔피언십에서 수비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준플레이오프 상대 울산은 6강PO에서 견고한 수비와 효과적인 역습으로 서울을 침몰시켰다. 윤성효 감독은 “울산은 수비위주로 가다가 역습을 노린다. 이에 잘 대비해야 한다”며 “공격 상황에서도 수비수들은 역습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홉 번째 시즌을 수원에서 보내고 있는 곽희주. 챔피언십에서 그가 가진 경험과 노련한 경기 운영능력은 수원에게 절실하다. 이틀 후 열릴 준플레이오프에서 곽희주가 불운의 사슬을 끊고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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