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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러닝'으로 살아난 시골학교, 괴산 소수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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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 산골학교가 20년 앞서가네

'스마트러닝'으로 살아난 시골학교, 괴산 소수초교 충북 괴산 소수초 4학년 학생들이 태블릿PC와 전자칠판을 활용해 과학수업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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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사랑합니다!" 지난 21일 찾아간 충북 괴산 소수초등학교(교장 조용덕) 학생들이 해맑은 얼굴로 이렇게 외치며 인사를 건넸다. 3년 전만해도 학생수가 43명으로 급감해 폐교 위기를 맞았던 시골학교였지만 지금은 활기를 되찾았다. 비결은 '스마트러닝(Smart Learning)'이다.

소수초는 지난해부터 디지털교과서 연구대상 학교로 지정돼 아이들이 태블릿PC, 전자칠판 등의 최첨단 기기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좋은 시설의 유치에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기기는 시골학교와 세상을 이어주며 학생들에게 시골에서 접하기 힘든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영어수업시간이 되자 4학년 김재민(10)학생은 컴퓨터실로 향한다. 헤드셋을 끼고 모니터를 보면 필리핀 원어민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다. 선생님의 오른편으로 영어교과서가 모니터 화면에 뜬다.

학생들은 원격 화상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선생님과 대화하며 영어 문제를 푼다. 수업이 1대1로 진행되다보니 수준별 맞춤학습이 가능하다. 김재민 학생은 "아침마다 이렇게 영어공부를 하다 보니 영어에 자신감이 붙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 수업 때도 학생들의 책상 위엔 종이 책 대신 태블릿PC와 전자펜, 헤드셋이 놓여있었다. '화산과 지진' 수업 시간. 장우담(11) 학생이 지시봉으로 전자칠판을 두드리자 '화산이 주는 이로움'이란 주제의 파워포인트 파일이 열렸다. 학생들은 컴퓨터 메모장에 장우담 학생이 발표하는 내용을 받아 적으며 발표를 경청했다.


선생님이 전자칠판 화면에 지층 시뮬레이션을 띄우자, 학생들은 생생한 동영상에서 눈을 뗄 줄 몰랐다.


김재민 학생은 "디지털교과서로 수업하는 과학과 사회 시간에는 평소보다 수업에만 집중하게 되고, 이해도 쏙쏙 된다"며 "선생님이 전자칠판에 각자의 컴퓨터 화면을 띄워 잘 따라오는 지 확인하기도 한다"고 했다.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연은정(28)교사도 "아이들의 집중도가 높다"며 "디지털교과서는 특수교육 학생들에게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학습은 학교의 문턱을 넘어 '사이버가정학습'으로 확산됐다. 학생들이 인터넷으로 과제를 하거나 선생님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으며, 스스로 다양한 경로를 찾아 공부하고 있다.


소수초는 '가상스튜디오'도 과외 수업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교 안에 마련된 푸른 배경의 '가상스튜디오' 카메라 앞에 서면 가상공간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다.


여기서 학생들은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도 하고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쓴 편지를 읊기도 한다. 이를 촬영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면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살펴볼 수 있다.


올 봄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이어진(9) 학생은 "부모님이 인터넷에서 제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장면을 보시고 좋아하셨다"면서 "카메라 앞에 서면 긴장되지만 재미있다"고 말했다.


조용덕 교장은 "가상스튜디오가 자녀의 학교생활을 궁금해 하는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학교를 이어주는 좋은 통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학교가 변화하자 학교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관심과 지원도 쏟아졌다. 인근 식품회사 준코는 지난해 학교 측에 2000만원을 기탁했다. 두레식품도 학생들을 위해 매년 300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동네 어르신들은 일 년에 한두 번 학교를 찾아 아이들에게 짚신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조 교장은 "스마트러닝의 도입으로 파급효과가 생겨 학교 전체의 교육 환경 수준도 같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소수초는 시골학교라는 물리적인 한계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3분의 2이상이 다문화 가정, 조손 가정 등 어려운 형편이어서 학교에서 교육을 사실상 전부 책임져야 하는 특수성도 있다.


조 교장은 "지역적으로 문화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이런 부분을 디지털교과서로 많이 극복하고 있다"면서 "우리 학교의 교육과정은 오히려 도시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소수초의 학생 수는 최근 8명이 새로 전학 오면서 51명으로 늘었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예산과 콘텐츠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 교장은 "5,6학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4학년을 위한 교육 콘텐츠가 충분치 않다"며 "학교에서 교육 내용을 기획해도 예산 부족으로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괴산=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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