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대한 질문 비중 높여 주총 본연의 의미 살릴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워런 버핏이 내년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내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는 버핏과 애널리스트가 대화하는 자리가 처음으로 마련돼 좀더 버크셔라는 회사 자체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30년 전 참석자가 12명에 불과했던 버크셔의 연례 주총은 지난해 3만6000명이 참석하는 대형 축제로 변모했다. 이 과정에서 버핏에게 예수를 믿느냐는 등 주총과는 크게 상관없는 질문들이 나오면서 정작 버크셔 회사에 대한 논의는 별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버크셔가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이들이 좀더 전문적인 질문을 통해 좀더 주총 본연의 취지를 살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버핏은 한 인터뷰에서 "대화를 넓히려 노력하고 있다"며 "주총에 대한 전체적인 생각은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이지만 주주들에게 최대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를 초대함으로써 16세 소년이 나에게 '인생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뭐냐고 묻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주총의 초점을 회사에 두고 주총 참석자들에게 더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내년 주총에는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제이 겔브와 키에프브뤼엣앤우즈의 클리프 갈란트, 다울링앤파트너스의 게리 랜섬이 초청될 예정이다. 이들 3명의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주총에서 질문의 3분의 1 가량을 해 주총의 화제를 좀더 버크셔라는 회사에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81세의 고령이 된 버핏의 후계 구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올해 초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던 데이비드 소콜이 내부거래자 의혹과 관련해 사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버크셔의 후계 구도와 관련된 질문이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현재 버크셔는 미국 10대 기업에 포함되지만 버크셔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많지 않다. 다른 주식회사들과 달리 정기적으로 컨퍼런스 콜을 갖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주식 거래량도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부터 버크셔를 담당했던 겔브는 버크셔의 초청을 받은 것에 대해 매우 흥분된다며 이미 질문거리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버크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를 주제도 설문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크셔의 내년 연례 주총은 5월5일로 예정돼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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