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다양한 수입상품 강점..회원제, 매장환경 등은 아쉬워
이마트 트레이더스, 깔끔한 매장·주차시설 등은 'Good'..상품 다양성은 다소 부족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이하 트레이더스)과 코스트코 양재점(이하 코스트코). 직선거리로 18.3km, 차로 30여분 떨어진 곳에 있는 두개의 창고형 매장은 같은 듯 다르고, 또 다른 듯 같은 모습이었다.
지난 주말 찾은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는 매장구성과 가격대는 비슷했지만 제품의 구색과 서비스 측면에서는 차이점을 보였다. 두 매장 모두 대용량이나 포장단위를 키운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소규모 자영업자만큼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하려는 일반 고객들도 많았다.
우선 지상 1층과 지하1층 등 2개 층에 매장을 운영중인 코스트코에는 고객들로 가득차 있어 발디딜 틈이 없었다. 지상 2층부터 6층(옥상)까지 만들어진 주차장에도 고객들의 차량으로 꽉 들어찼다. 코스트코 한 고객은 "주말에는 주차장이 너무 붐벼 1시간 대기는 일쑤라 바로 옆 이마트에 주차해놓고 장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스는 상대적으로 매장의 규모는 작았지만 여유롭고,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외관은 보통의 이마트와는 달리 연두빛으로 색을 통일시켰다. 상품을 진열해 놓은 매대의 간격은 기존의 대형마트는 물론 코스트코와 비교해도 더 넓어 쇼핑이 더 여유로웠다.
코스트코가 회색의 벽면을 그대로 둬 투박함과 실용성을 느낄 수 있었다면 트레이더스는 손님을 맞기 위해 정성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트레이더스 곳곳에서 연두색의 통일된 배색의 문구를 발견할 수 있었고, 주차장에는 주차표시등을 설치해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는 불편을 줄여주는 배려도 느껴졌다.
상품의 구색은 코스트코의 경우 국내에서 쉽게 보기 힘든 해외 상품들이 많았다. 특히 '커클랜드 시그니춰(Kirkland Signature)'라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이 곳곳에 눈에 띄었고, 실제로 이들 제품을 사는 고객도 많았다. 국내 대형마트의 PB브랜드가 지금까지 '저가형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컸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국산 제품의 비중이 적다는 것은 아쉬웠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국산 제품의 비중이 높았다. 해외 우수상품의 경우 병행수입을 통해 들여오는 제품도 있었지만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이거나 국내 브랜드의 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포장단위도 코스트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은편이라 소규모 사업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이 찾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양쪽 모두 상품의 구성이 다양하지는 못했다. 한 예로 끓이는 라면의 경우 트레이더스는 국내 제품 10여개가 있었고, 코스트코는 4~5개 제품만이 박스 단위로 판매되고 있었다.
대형마트에 제조사별로 십수개의 라면이 진열돼 있는 것과는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일반 소비자보다는 소규모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창고형 할인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이 이런점에서 불편을 느껴야 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트레이더스와 불과 2km 남짓 떨어진 곳에 이마트 죽전점이 있고, 코스트코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마트 양재점이 영업중이다.
가격도 양쪽에 큰 차이가 없었다. 신라면(30개) 한 상자에 코스트코는 1만5290원, 트레이더스는 1만5390원으로 트레이더스가 100원 비쌌다. 반면 PB 생수(2리터X6)는 코스트코가 2190원, 트레이더스는 2090원으로 100원 저렴했다.
한편 서비스는 트레이더스가 한수위였다. 코스트코에 더 많은 고객이 찾는 탓도 있겠지만 코스트코는 전반적으로 산만했다. 일부 매대에는 상품이 다 팔리고 난 뒤 빈상자를 치우지 않아 제품과 뒤섞여 있는 곳도 있었고, 어그 부츠를 판매하는 코너에는 신어봤던 신발과 빈상자 등이 널부러져 혼란스럽기도 했다.
이에 반해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의 서비스를 그대로 가져온 듯 깔끔하게 정돈돼 있는 모습이었다. 이마트에 비해 매장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수는 적었지만 빈상자가 나뒹구는 장면은 목격할 수 없었다.
이 밖에도 트레이더스에는 2층에 카테고리 킬러인 가전매장이 따로 설치돼 있었고, 대형 동물병원, 세탁소 등이 마련돼 고객들의 유인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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