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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기부 채납 기준 모호"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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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업 인허가에 따른 기부채납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 발간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1. 수도권에서 4000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A사는 최근 사업을 접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 해당 지자체에서 예상 개발이익의 80~90%에 달하는 규모의 도로, 공원, 학교 등을 기부 채납 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용지부담금, 기반시설설비용 등도 납부해야 한다. 현재 상태라면 적자가 예상되고 사업성을 맞추려면 분양가를 대폭 올려야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2. B산업은 지방에서 준공업지역을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받기 위해 사업부지의 19%를 기부채납 했다. 그러나 같은 지역내 유사한 규모의 다른 사업에서는 사업자가 전체 부지의 50%를 공원, 청사, 녹지 등 사회기반시설을 설치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기부채납을 한 B산업이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같은 문제는 인허가 관청이 개발사업의 인허가를 조건으로 사업자에게 요구하는 기부채납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관련 법령에서 사업자의 기부채납 의무는 규정하면서도 사업자 부담 상한, 기부채납 기준 등은 정하고 있지 않아 인허가 관청이 과도한 기부채납을 요구하거나 사업간 형평성에 맞지 않는 기부채납 요구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전경련은 '개발사업 인허가에 따른 기부채납 현황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시 사용승인 허가를 받은 21층 이상 또는 바닥면적 10만㎡ 이상의 10개 대규모 건축물의 기부채납 실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그 결과 사업자들은 기부채납 비용으로 평균 244억을 지출했는데 이는 10개 건축물의 평균 사업비 2912억원의 8.4%에 해당한다.


시설별로는 유통시설 건축시 기부채납 비용으로 2040억원을 지출해 총사업비 9700억원 대비 21%로 기부채납 부담이 가장 컸다. 다음은 R&D 시설로 총사업비 2300억원 기부채납 비용 100억원(4.3%), 주상복합 총사업비 1조6420억원 기부채납 299억원(1.8%), 업무시설 총 사업비 700억원 기부채납 4.2억원(0.6%)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분석해 보면 기부채납 비율이 가장 높은 유통시설과 가장 낮은 업무시설간 기부채납 비율 차이는 35배에 달했다. 다른 시설과 비교해봐도 유통시설의 기부채납 비율이 주상복합의 11.7배, R&D 시설의 4.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시설별로 사업자의 부담정도가 들쑥날쑥한 이유는 기부채납 산정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며 "인허가 관청은 각종 개발사업의 인허가를 조건으로 상황에 따라 자의적인 기부채납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전경련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에 등록된 부동산개발사업자 약 80% 정도가 인허가 관청의 기부채납 요구가 과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87개 업체 중 69개 업체(80%)가 인허가 관청의 기부채납 요구가 과도하다(57개, 66%) 또는 매우 과도하다(12개, 14%)고 응답했다.


심지어 전체의 10%인 9개 업체는 과도한 기부채납 요구로 사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부채납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에 대해서는 기부채납의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응답이 40개로 전체의 3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인허가 지연이 23%인 26개로 나타났다. 설문결과를 분석해 보면 기부채납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한계가 없기 때문에 인허가 관청이 교통시설, 녹지 등의 공공시설의 기부채납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각종 부담금, 사업이익에 대한 각종 세금과 기부채납까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사업자의 부담을 덜고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부채납의 기준이 조속히 법제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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