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필드의 슈퍼모델' 서희경(25ㆍ하이트)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1시즌 신인왕에 등극했다.
LPGA투어 공식홈페이지는 16일(한국시간) 서희경은 이번 시즌 20개 대회에 출전해 신인왕 포인트 655점을 획득했으며 최종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결과와 상관없이 신인왕 수상자로 확정됐다고 전했다. 2위 크리스탈 불룐(네덜란드ㆍ297점)과는 무려 358점 차다.
서희경은 지난 3월 기아클래식에 비회원자격으로 출전해 우승하면서 'LPGA투어 직행티켓'을 따냈고 올해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합류했다. US여자오픈 준우승을 포함해 '톱 10'에 세 차례 진입하며 61만1347달러를 벌어들였다. 상금랭킹 17위다.
한국 선수가 LPGA투어 신인왕에 오른 것은 2009년 신지애(23ㆍ미래에셋)에 이어 2년 만이다. 2007년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을 포함해 역대통산 8번째다. 박세리가 1998년 21세에 '코리아군단'의 첫 신인왕을 차지한 이후 김미현(1999년ㆍ22세)과 한희원(2001ㆍ23세) 등이 이 자리에 올랐다. 25세의 늦깎이 루키로 데뷔한 서희경이 최고령 수상자다.
172cm의 훤칠한 키와 남다른 패션 감각 덕분에 한국에서부터 '필드의 슈퍼모델'이라는 애칭이 따라다녔던 선수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2006년 프로에 데뷔해 2008년 국내 무대 최대 상금이 걸린 하이원컵에서, 말 그대로 2억원의 '잭팟'을 터뜨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대회 이후 그해 하반기에만 6승을 거뒀다. 하지만 당시 신지애가 7승을 쌓아 상금왕 등 4관왕을 거머쥐면서 서희경의 기록은 '신지애의 그늘'에 가려졌다. 신지애가 미국으로 떠난 2009년 5승을 수확하며 상금왕과 최저타수상, 대상 등을 휩쓸며 순식간에 '국내 넘버 1'에 등극, 명실상부한 '1인자'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유럽, 일본을 오가는 강행군으로 고전했고, 결국 국내 대회에서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하는 등 '무관'으로 전락해 LPGA 입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시즌 초반 대회 2연패를 노렸던 기아클래식에서는 '컷 오프'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상반기 9개 대회에서 대부분 중위권을 맴돌았고 최고 성적이 애브넷LPGA클래식 6위로 '국내 1인자'의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터닝포인트는 지난 7월 열린 US여자오픈에서였다. 미국 코스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숏게임과 퍼팅에 집중투자했고 결실을 맺었다. 비록 유소연(21ㆍ한화)과의 연장혈투를 벌인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슈퍼 루키'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올 시즌 '컷 오프'는 단 3차례에 그쳐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지난주 멕시코에서 열린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에서는 4위에 입상해 시즌 막판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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