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硏 통큰기부, 주가 화답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500억원 상당의 보유주식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의 통 큰 결단에 투자자들도 환호했다. 안 원장의 사회환원 발표 다음날인 15일 안철수연구소는 개장 초부터 상한가로 내달렸다. 덕분에 시가로 환산한 그의 기부액은 하루만에 226억원이나 늘었다.
안 원장을 시대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준 안철수연구소는 올해로 상장 10년을 맞았다. 처음 등장부터 범상치 않았다. 안철수연구소가 상장한 2001년 9월13일은 미국 9.11 테러가 난 지 이틀 후다. 시장은 패닉상태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하루에만 10% 이상씩 밀렸다. 이 와중에도 안철수연구소는 상장 첫 날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코스닥의 IT 거품이 완전히 꺼지고, 시장 패닉 상태에서 보여준 놀라운 결과였다. 'V3'로 대변되는 안 원장과 안철수연구소의 성공스토리에 대한 기대심리가 시장에서 폭발한 것.
하지만 신인돌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3만원대에서 시작, 단숨에 6만원대를 넘던 주가는 상장 첫해 연말 1만원대 초반으로 밀렸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는 5000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후 1만~2만원대 박스권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던 안철수연구소는 올 7월부터 시세를 내기 시작했다. 7~8월 두달간 1만원대 후반에서 3만원대 후반으로 배 가까이 올랐다. 당시 주가급등은 공교롭게도 삼성과 정부 덕이었다. 삼성이 S급 인재 역설과 함께 소프트웨어(SW) 강화를 외치고, 정부도 SW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으며 SW 대장주 격인 안철수연구소가 부각됐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에 주춤하던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9월초,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며 폭등을 시작했다. 9월1일 3만4450원이던 주가가 10월24일 10만원까지 뛰었다. 안 원장 바람에 3000억원대 시가총액이 두달이 안돼 1조원으로 늘어났다. 10년전 상장때의 급등세를 넘는 기세였다. 이후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고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이 부각되며 주가는 1주일만에 5만원대로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이달 들어 5만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주가는 안 원장에 대한 정치권의 '러브콜'이 지속되며 다시 폭발, 어느새 9만3600원까지 상승했다.
안 원장이 1500억원(하루만에 1700억원대로 증가)어치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면 회사 지분율은 37.1%에서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래도 그는 독보적 대주주다. 게다가 보유주식이 절반으로 줄어도 시가 환산 그의 재산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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