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원장, 고문 위촉···보험사 갹출 월급에 사무실·승용차·비서까지 1년간 지원
-그래도 더 챙기셨군요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보험개발원이 전관예우 차원에서 전임 원장에게 1년간 총 2억1400여만원(임금 등)을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보험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3년간의 임기를 모두 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난 인사에 추경예산까지 편성, 1년간 2억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개발원은 지난해 7월 임기를 끝낸 전임 원장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9월 회원사 실무자회의를 개최하고 전임 원장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개발원은 회의에 앞서 각 보험사에 추경예산안을 마련, 통보하고 모두 2억1400여만원을 긴급 갹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원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정관 21조2'에 근거해 전임 원장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정관에 따르면 '원장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고문을 둘 수 있고, 고문은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인사중에서 이사회 결의에 의하여 원장이 위촉한다'라고 돼 있다.
이를 근거로 개발원은 전임 원장에게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1년간 모두 1억3800여만원의 임금을 지급한 것.
전임 원장이 이용했던 최고급 승용차가 그대로 지급됐고, 사무실 보증금 및 임대료, 비서 인건비까지 개발원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임 원장에게 1년간 들어간 비용은 모두 2억1400여만원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발원은 전임 원장의 퇴직금까지 추가 지급했다.
전임 원장은 행정고시 23회로 옛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보험제도담당관실(서기관)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보험감독 과장 및 기획행정실장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으로 최근 서울보증보험 사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잘못된 관행이 부활했다'며 못마땅한 반응이다.
보험개발원이 선례를 만든 만큼 추후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 화재보험협회 등 보험 유관 단체에서도 같은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보험관련 단체의 운영비를 업계가 공동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유관단체장의 임금 등 모든 비용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나온다"며 "공직자들의 자기 식구 챙기기가 계속되는 한 정의사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문 비용 등은 사실상 보험사의 지원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향후 전임 원장이 고위 공직자에 임명될 경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일각에선 개발원 단독으로 전임 원장을 고문으로 위촉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들어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조영신 기자 a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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