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신한금융투자는 11일 이탈리아 위기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낙관론에 무게를 실을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는 지수 반등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1900선 이상에서는 국내 기관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어 특별한 모멘텀이 없다면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선엽, 한범호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위기가 재점화된 데는 이탈리아가 안고 있는 경제적, 정치적 문제 외에도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 정상들의 부적절한 대응도 한 몫하고 있다"며 "ECB 관련자들의 최근 발언이 이탈리아 위기를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확산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기억하기 싫은 8월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 애널리스트는 "당시에도 투기세력들이 이탈리아를 드러내놓고 공격하고 있음에도 ECB는 독일의 반대에 부딪혀 국채매입 대상 국가에서 이탈리아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결국 이탈리아의 자구 노력에 더해 ECB가 정신 차리고 얼마나 소방관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지가 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ECB을 비롯한 정책 당국자들의 대응이 개선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프랑스가 10개 주요 금융회사에 대한 공매도 금지를 3개월 연장하고 ECB가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뒤를 이어 개혁 성향이 뚜렷한 전문 경제관료인 마리오 몬티 밀라노 보코니 대학 총장이 새로운 총리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진 것도 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를 살아나게 한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몬티 상원의원이 새로운 총리에 임명될 경우,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됨과 동시에 경제 개혁안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탈리아 의회가 경제개혁안에 대한 표결을 당초 18일에서 11일과 12일로 앞당겨 실시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점수를 받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위기 해결을 위한 조치들이 하나 둘 늘어나며 위기가 확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는 전날 하락으로 위기 확산에 대한 부분을 일정 수준 반영했다는 판단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향후 정책 대응 추이와 이탈리아의 자구 노력을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지만 비관보다는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며 "현재는 정책적 대응을 뒤로 미룰 만한 시간적, 물리적인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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