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두산그룹이 기술 인재 확보를 위해 이공계 신입사원에게 연봉 10%를 더 주겠다고 밝혔다.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에 투자하라'는 박승직 창업주의 교훈에 따라 박용현 두산 회장, 박용만 (주)두산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두산은 국내 대기업들 가운데에서도 인재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오너 경영진들의 국내외 일정중 절반 이상이 전 세계에 있는 인재들을 만나는데 활용하고 있으며, 영입 대상으로 지목한 인재는 수년에 걸쳐 관리하고 대화를 한다. 박용만 회장이 트위터를 통해 "젊은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밝힐 만큼 입사한 인재들과도 정기적으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그들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앞서 두산그룹은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생산직 사원의 직위 명칭을 사무직처럼 바꾸고, 기술전문임원 도입을 포함해 현장 근로자의 승진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마련했다. 이공계 우대 정책은 이의 연장선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 경제를 발전시킨 원동력은 아직까지는 제조업이다. 제조업의 구성원중 절대 다수를 이공계 출신들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공계 출신들은 늘 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아무리 능력을 발휘해도 회사 핵심 경영진에 속할 수 있는 기회가 인문계 출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인문계 동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 수준은 이공계 출신들의 박탈감을 심화시켰고, 이공계 출신은 또 다른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이 퍼져 나갔다. 이러다보니 최고의 기술자를 꿈꾸는 이공계 인재들은 하나 둘씩 사라졌고, 2000년대 들어 '이공계 붕괴'라는 위기의식까지 고조되고 있다. 이미 제조업 현장에서는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애절한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산그룹의 행보는 고졸 출신을 대졸 출신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대우조선해양과 더불어 취업시장의 판도를 흔들만한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제조업을 주력으로 하는 다른 기업들도 하루라도 빨리 이같은 정책을 도입해 이공계 인재 양성에 기여해주길 하는 바람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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