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트위터, 페이스북을 엿보다보면 누가 누구와 친한지, 어떤 교류를 하고 있는지 연예인의 인맥을 쉽게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사적인 영역에 속해 있어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연예인의 친분 관계나 인맥이 이제는 SNS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수많은 연예 매체는 이러한 연예인의 친분을 종종 기사화 한다. 이들이 트위터에서 주고받는 이야기, 미투데이에 올린 사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때로는 이슈를 만들고, 화제가 된다.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이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과 와인바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대로 기사화 되고, 정재형이 보아, 신민아, 이효리 등과 SNS를 나눈 대화를 통해 그들의 친분이 대중에게 화제가 된다.
때문에 최근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의 대상이 되는 20대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트위터를 통해 동료 아이돌과 친분을 자랑하는 일상적인 사진을 올리는 것은 그들의 의도와 상관 없이 일종의 ‘비지니스’ 영역에 들어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친분을 자랑하는 일상적인 사진 하나하나가 기사화 되다보니 주목 받는 것 자체가 직업인 연예인들에게 사적인 인맥이 홍보의 방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인맥은 방송 출연의 또 다른 길
실제로 연예인, 특히 젊은 아이돌들의 친분 관계나 인맥은 방송에서 웃음의 소재나 코너의 아이템으로 적극적으로 이용된다. 최근 방송된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에서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발라드 가수 성시경과의 친분을 말하며 성시경의 노래를 모창하기도 한 것이 좋은 예다. ‘라디오 스타’는 카라가 출연했을 때 카라의 인지도를 파악해본다며 카라 멤버들에게 인맥을 이용해 각자 친분이 있는 이들에게 전화 연결을 하는 코너를 만들기도 했다. 이 코너에서 강지영은 다른 소속사의 가수인 f(x)의 설리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했고, 박규리는 축구 선수인 기성용에게 전화를 걸어 의외의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승승장구>는 출연자의 지인을 초대하는 ‘몰래 온 손님’이라는 코너 자체가 프로그램의 중요한 포인트다.
연예인의 인맥 자체가 방송의 소재로 사용되면서 아예 연예인의 인맥이나 친분 관계 자체가 섭외의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기획 섭외’로 유명한 MBC <놀러와>의 김유곤 PD는 “섭외를 할 때 어떤 사람과 친분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면서 “섭외를 할 때 새로운 관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맥 발굴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맥이 무형의 자산이라는 말은 이제 너무 흔해진 말일지도 모른다. 인맥 ‘관리’라는 말 자체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가에서 20대 아이돌에게 인맥은 그들에게는 사적인 인간관계이지만, 대중에게는 엔터테인먼트의 한 측면으로 소비되면서 연예 산업의 한 축을 형성하기 시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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