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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아이돌>, 소녀시대? 없으면 그려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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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아이돌>, 소녀시대? 없으면 그려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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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아이돌> 토 MBC에브리원 낮 2시
구성만 보면 <주간 아이돌>은 새로운 스타일의 쇼가 아니다. ‘레알차트! 아이돌 셀프 랭킹’ 코너의 ‘제 2의 비, 이효리가 될 만한 대세돌 BEST 5’와 같은 소소한 주제들은 수년 전 Mnet <재용이의 순결한 19>에서 이미 시도된 바 있으며, ‘아이돌 통신 깨알뉴스’와 같은 연예계 뉴스는 현재도 많은 프로그램에서 일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주간 아이돌>은 아주 작은 변별점을 만들어내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아이돌들이 직접 투표를 하는 차트에서는 순위 자체보다 ‘누가 누구를 왜 뽑았는가’가, 뉴스에서는 ‘엠블랙 미르, 만화책 40일 연체’처럼 골수팬이 아니면 알기 힘든 사소한 소식들이 흥미를 돋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재미요소는 정형돈과 데프콘, 두 MC들이다. 제작진은 이들에게 ‘누군가를 따라하라’며 기상천외한 미션을 내려주거나 아이돌에 관한 퀴즈를 풀게 하며 재미있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정형돈과 데프콘이 채소를 날 것으로 씹으며 인상을 찌푸리다 뿅망치를 맞고, 정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해 머리띠에 연결된 풍선이 터질까봐 긴장하는 모습은 맥락과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준다. 즉, 이들을 이용해 차트쇼와 연예뉴스에 버라이어티쇼의 성격까지 살짝 덧씌우며 지루할 틈을 최대한 줄이는 셈이다. 결국 <주간 아이돌>의 근간이 되는 건 분명 모방이지만, 익숙한 장르들을 조합해 식상하지 않은 즐거움을 준다는 것만으로도 작은 혁신이라 할 만하다. 이는 토요일 오후 2시라는 애매한 시간대, 소녀시대를 섭외하지 못하고 CG로 그려 넣어야 하는 이 케이블 프로그램이 약 1%라는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는 결정적인 힘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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