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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편한세상'의 진화 "진심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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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95개 아이디어…주부의 '진심'을 모아 짓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e편한세상'에 산다. 대림산업은 사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아파트를 짓기 위해 입주민의 생각을 물었다. 설계하는 사람이 편한 아파트와 사는 사람이 편한 아파트는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총 6995가지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이중 대림산업은 가장 시급한 몇가지를 아파트에 접목함으로서 아파트를 한 단계 진화시켰다. 사는 사람들은 느낀다. "아. e편한세상." 외형은 여타 아파트와 다를 바 없는 성냥갑 아파트지만 e편한세상에 사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이유다.


◇e편한세상의 1막 브랜드 아파트 개막= 대림산업은 국내 최초로 아파트에 브랜드를 도입했다. 이어 채시라씨를 주인공으로 브랜드 광고를 시작했다. 이는 현 대림산업의 대표이사인 이해욱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알려진다. 기존 '대림아파트'에서 'e편한세상'으로의 탈바꿈은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여는 시초가 된다. 이후 모든 건설회사에서 각종 연예인을 내세워 광고에 나섰다.

이후 아파트 브랜드 군웅할거시대가 펼쳐졌다.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연예인들이 대거 아파트 브랜드 광고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몇 년 후 대림산업은 난립하는 브랜드로, 더이상의 차별화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2004년 대림산업은 브랜드 광고에서 연예인을 뺀다. 이어 '진심'을 집어넣었다. 연예인이 광고에서 빠짐으로 남는 돈은 아파트 품질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비로 집행된다.


◇2막 '진심이 짓는다'= 총 6995가지 아이디어가 모였다. 2011 e편한세상 진심공모전은 그간 쌓여있던 주부들의 한이 모였다. 일방적으로 아파트를 지어 팔던 시대가 낳은 불편한 진실이었다. 주민들은 자신이 갖고 있던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아 제보했다. 대림산업은 소중한 의견 중 100여개의 의견을 담아 책으로 엮었다.

'진심아 부탁해'의 첫번째 아이디어는 '지하주차장 벽면 주차유도선 긋기'다. 지하주차장 벽면 쪽 전·후방 주차시 바닥 주차유도선을 사이드밀러로 확인해 주차한다. 만약 바닥 주차유도선이 벽면까지 수직으로 연장해 그리면 옆 공간의 안전성을 유지하며 매우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확장형 발코니창의 방충망을 비가 새지 않게 해서 여름에 창문을 열어놓고 지낼 수 있게 하자는 의견도 기발하다.


걷기 열풍으로 아파트 계단이 하나의 운동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살린 의견도 나왔다. 계단에 층 표시와 함께 1층부터 걸어 올라갔을시 칼로리량, 방향 안내, 최상층 도달시 축하 인사말 등을 표시하는 사인몰을 설치하자는 의견이다.


엘리베이터를 예약하는 시스템도 실생활에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폰을 통해 현재 엘리베이터 위치를 확인하고 엘리베이터를 예약할 수 있다면 엘리베이터 앞에서 몇 분씩 기다리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의견도 접수됐다. 가스밸브, 조명, 보일러까지 외출 후 잠궜는지 열어뒀는지 아리송할 때 현관에 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스위치가 설치되면 좋겠다는 제안이다. 대림산업은 이같은 시스템을 용산 신계 e편한세상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발씻는 세면기, 가상으로 가구 배치를 할 수 있는 '내 집 꾸미기 어플', 세차장, 엘리베이터 안전선, 놀이터에 있는 아이를 찾을 수 있는 인터폰과 스피커, 아파트 입구 바닥에 동결방지 시스템 설치, 벽에 구멍 안내는 액자걸이, 유치원 차량 승차대, 택배, 은행 등 각종 영수증을 파기를 위한 아파트경비실 혹은 분리수거함 근처에 문서파쇄기 설치 등의 의견도 나왔다.


◇3막 "기본이 혁신이다"= 김종인 대림그룹 대표(부회장)는 올해초 그룹 전체 임원들과 함께 경영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기본은 혁신이다'라고 강조했다. 기본을 지키고 실천할 때 비로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e편한세상은 이같은 기업 가치를 이어나가고자 올해 조사한 바를 내년부터 실제 아파트에 접목한다. 기존에 10cm 더 넓은 주차장, 어린이 보육공간이 있는 아파트에서 한 단계 진화한 아파트를 선보이는 셈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공모전 당시 하자 접수 등 입주민의 불만만 접수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전문가들도 전혀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이 대거 접수돼 내년 초부터 입주 및 분양 아파트에 아이디어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한 '주차장 유도선 긋기'의 경우 대림산업의 설계 부문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놀라운 아이디어였다. 주차장 선을 더 긋는 것만으로 실제 주차를 쉽게 할 수 있을지는 더 연구해야하지만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어 대림산업은 인터폰 등을 개량해 설정해 놓으면 현관에 있는 버튼 하나로 TV, 컴퓨터, 조명, 음악, 보일러 등을 한꺼번에 작동시킬 수 있는 장치도 개발에 착수했다.


이 관계자는 "입주민의 아이디어가 단발성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 분양상품을 기획시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연구·개발부문에서도 입주민들이 좀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시제품 마련에 절치부심"이라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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