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BP·석유·토탈·정밀화학 소리없이 강한 화학계열사 4인방
설비확장 독자영역 개척
영업이익 2배이상 급등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도 설움은 없다.'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들이 소리없이 성장 중이다. 그룹 내 전자계열사에 비해 조명은 덜 받지만 착실하게 독자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BP화학(대표 박오규)은 울산에 위치한 빙초산 공장 확장공사를 지난달 말 끝내고 최근 시험가동에 돌입했다.
이번 확장을 통해 생산규모를 10만t가량 늘려 총 생산규모도 약 57만t으로 늘어났다. 초산은 섬유와 페트, 도료 등 화학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초 원료로 국내에서 삼성BP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삼성BP는 작년에도 초산의 중간원료인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신공법을 적용한 공장을 신설, 기존 설비에 비해 제조경쟁력을 40% 이상 늘리기도 했다. 2009년 취임한 박오규 사장은 적극적인 시설투자와 설비혁신 등을 주문하며, 삼성BP화학의 변신을 이끌고 있다.
삼성BP는 1989년 브리티시페트롤리엄 케미칼(BP Chemicals)과 삼성그룹 간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현재 BP케미칼이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SDI가 29.2%, 삼성정밀화학이 19.8%를 갖고 있다.
최근 전 사장을 떠나보내고 새로 수장을 맞이한 삼성석유화학(대표 정유성)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 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울산과 서산 등에 모두 180만t 규모의 설비를 가동, 국내 1위 생산 능력을 보유한 삼성석유화학은 울산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이를 200만t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석유화학은 2009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 영업이익이 2배 이상 급등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5조원을 기록하며 삼성그룹 내 화학계열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삼성토탈(대표 손석원)도 '도전2030'의 계획을 실현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1991년 가동을 시작한 삼성토탈 대산공장의 30주년이 되는 2020년 매출 30조원의 글로벌 케미컬 리더로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토탈은 기초유분에서부터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수지와 화성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장 출신 CEO로 알려진 손석원 사장도 현장에 기반을 둔 리더십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최근 태양광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정밀화학(대표 성인희)은 2013년 상반기부터 연산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MEMC사와 설립한 합작법인 SMP의 신규 공장에 MEMC사의 폴리실리콘 생산 공법을 도입키로 했다.
이 외에도 셀룰로스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헤셀로스 공장을 준공했으며, 2012년까지 메셀로스 새 공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워낙 삼성전자가 그룹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화학계열사들도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과 합작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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