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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곽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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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재판 200개 심문에 "기억이..." "제 추측은..." 대답만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유무죄를 판단해야할 법정에서 추측과 해석만이 난무했다. 후보단일화 뒷돈 거래 의혹에 대해 진행 중인 곽노현 재판 첫 증인을 앉혀두고 검찰도, 변호인도 '증인의 생각'을 물었다. 재판부는 "해석은 판사가 한다"며 제지에 나섰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지난해 교육감 선거 당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측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양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양씨는 곽노현 교육감 캠프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총괄한 핵심 협상창구로 이 재판 첫 번째 증인이다.

양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께까지 이어진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서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경제적 지원은 필수조건이 아니었다", "곽 교육감측은 합법적 수단이 아닌 방법으로는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일관했다", "협상내용이 곽 교육감에게 보고됐는지는 확인한 적도, 확인할 생각도 없었다" 등의 진술을 남겼다.


피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곽 교육감도 직접 심문에 참여해 선거보전 비용의 규모, 협상에 관여한 당사자들의 대응방식 등을 묻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과 변호인단에 의해 모두 10시간 가까이 이어진 심문에 가장 빈번히 등장한 양씨의 대답은 "저는 그렇게 추측했습니다"와 "기억안납니다"였다. 단일화 협상과정에 대한 양씨의 진술에 대해 의미와 해석을 묻는 질문이 주를 이룬 결과다.


양측 공방이 사실관계에 대한 양씨의 해석을 묻는데 치중하자 재판부는 "대가성에 대한 판단을 위해 당사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해석은 판사가 한다"며 "사실만을 물으라"고 수차례 강하게 당부했다.


양씨는 또 검찰과 변호인단의 심문이 바뀔 때마다 "지금 듣고보니 그럴 수도 있었겠네요" 등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단일화 공식발표 당일의 정황이나 후보 사퇴 의사에 대해서도 78학번 서울대 동기로 30년 지기인 박 교수와 엇갈리게 진술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재판부는 동일한 심문사항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단이 거듭 반복질문하며 양씨가 말을 바꾸게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마지막 나오는 진술이 진실이라 볼 수도 없다. 되물어서 말돌리는 것을 그만두라"고 제지했다.


한편, 오는 3일로 예정된 다음 재판에선 양씨와 단일화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진 곽 교육감 선거캠프 회계담당 이모씨와 단일화 협상창구였던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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