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라면가게> 첫 회 월-화 tvN 밤 11시
대기업 대표의 아들이 기업 이름과 똑같은 이름의 학교에 꽃미남 친구들과 함께 다닌다. 하지만 <꽃보다 남자>는 아니다. 남자 주인공의 나이를 오해해 연모의 감정을 품었던 여주인공이 학습 지도를 위해 온 학교에서 교복 입은 그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로망스>도 아니다. 선생을 꿈꾸는 터프한 여주인공이 추리닝에 안경 차림으로 등장하지만 <고쿠센> 역시 아니다. 이제 첫 회 방영했을 뿐이지만 수많은 데자뷰를 불러일으키는 <꽃미남 라면가게>는, 그래서 다른 어떤 드라마가 아닌 <꽃미남 라면가게>인지에 대한 이유를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익숙한 설정들이 많이 등장해서만은 아니다. 그 다양한 설정의 톱니바퀴들이 서로 인과를 이루며 맞물리지 못한 채, 제각각 헛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몰래 돌아온 차치수(정일우)는 아버지가 보낸 사람들을 피해 도망치고, 여자 화장실에 숨었다가 양은비(이청아)를 만나지만, 한국에 남는 문제는 아버지에게 아양을 떠는 것만으로 해결된다. 아무리 화장실에서 만났던 사이라지만 학교 주점에서 양은비가 차치수에게 온갖 아는 척을 하고 심지어 헤어진 남자친구 앞에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그의 차에 탄 이유 역시 여전히 의문이다. 영상을 보여준다고 다 드라마가 아닌 건, 신과 신의 연결을 통해 서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제의 <꽃미남 라면가게>는 익숙한 장면의 나열만 있을 뿐, 유의미한 연속적 사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과연 인물들이 모여 꽃미남 라면가게를 오픈하게 된다면 각 관계망은 납득할 수 있는 감정과 사건의 인과관계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래야 할 것이다. 그저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는 또 하나의 레퍼런스만을 추가하는데 그치지 않으려면.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위근우 기자 eigh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