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지난 10월 17일부터 일주일간 성황리에 진행된 서울패션위크는 2012 S/S 컬렉션은 무대 안팎에서 디자이너와 디자이너의 2세가 함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문영희 쇼에서는 아들이 디자인한 남성복이 함께 선보였고, 패션위크 첫날 선보인 빅 박 바이 박윤수(BIG PARK by Park Yoonsu) 쇼는 두 딸이 조력자로 함께했다고 했다. 서울패션위크가 아니어도 우영미 디자이너는 파리에서의 많은 일을 딸이 도맡아 돕고 있다.
이상봉 쇼에서는 아들 이청청씨를 볼 수 있었다. 이청청은 남성복 브랜드 디자이너이자 이상복 파리의 남성복 팀장이기도 하다. 특히 이들 부자는 지난 10월 말, 시바스 리갈(Chivas Regal)의 ‘MORE THAN WHISKY, CHIVAS(위스키, 그 이상의 가치)’ 전시에서 함께 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전시는 패션 디자이너가 주축이 된 다섯 팀이 원하는 이들과 협업해 위스키 시바스 리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상봉과 이청정 부자는 입체 작가 유키 마츠에다(Yuki Matsueda)와 함께 세 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은 서울패션위크에서도 선보였던 ‘단청’ 문양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이상봉은 현장에서 “부담보다는 영광이었다. 후배들과 함께하는 것 또한 나를 다시 뜨겁게 만드는 것 같았다. 행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담당자는 “지난 8월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사실 처음 이상봉 선생님은 자신보다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청청 팀장이 적극적이었고 결국 프로젝트에 이청청 팀장과 함께 하기로 했다. 두 분이 함께 작업을 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아들이 본인만의 젊은 감각을 자신에 얽매이지 않고 더 자유롭게 활동하길 원한다는 속내를 지니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로 감추지는 않지만 굳이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으며 공식 보도 자료를 내는 것을 자제해 달라 요청했다고 한다.
전시가 오픈하던 날, 행사장에서는 이들 부자가 시종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옆에는 이주영 디자이너가 있었다. 이두식 화백의 아들 이하린 도예가와 함께 이 협업 전시에 함께한 이주영 디자이너는 설윤형 디자이너의 딸이다. 두 디자이너는 이웃돕기 바자를 여는 등 함께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사실 해당 브랜드에서는 본래 이상봉 이청정 부자처럼 모녀가 함께 작업해주길 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두 디자이너의 디자인이 워낙 다르고 이주영이 여느 아티스트들과 교류가 활발하니 이주영 디자이너의 작업으로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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