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 세계적 인식에 악영향 줄 수 있어"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는 올림푸스의 인수합병(M&A) 관련 논란이 일본 경제에 대한 세계적 인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더욱 확실히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노다 총리는 31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를 통해 “올림푸스 의혹에 대해 일본 정치권과 재계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개 기업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이는 사람들에게 일본이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국가라는 인식을 줄 수도 있는 일”이라면서 “일본은 그런 사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FT는 총리가 민간기업과 관련된 사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며, 올림푸스 사건이 일본의 세계적 평판에까지 악영항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다 총리도 “기업과 관련된 일을 총리가 논평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올림푸스가 의혹 해소를 위해 제3자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사실관계를 충분히 해명하고 적절히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림푸스는 지난 14일 마이클 C. 우드포드 사장을 해임 조치했다. 올림푸스 측은 경영 노선의 차이에 따른 갈등이라고 밝혔으나 우드포드 전 사장은 지난 2008년 올림푸스가 영국 의료기기업체 자이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문사에 비정상적으로 과다한 비용이 책정되는 등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사라진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문제제기했다가 부당하게 보복성 해임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올림푸스의 주가는 절반 이상 폭락했고 급기야 26일에는 기쿠가와 쯔요시 회장 겸 사장이 사퇴했다. 주주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지난주 올림푸스는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독립위원회를 구성할 것임을 약속하는 한편 적절한 시기에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야마 슈이치 신임 사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 과정에서 위법행위는 없었고 기업 인수가격은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책정된 것”이라면서 자금 흐름과 인수과정 등을 밝혔으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니폰고아(日本興?)어셋매니지먼트의 스가와라 시게오 선임투자매니저는 “인수가치의 적정성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이 빠졌기에 큰 의미가 없는 발표이며,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국 중대비리조사청(SFO)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우드포드 전 사장의 요청에 따라 올림푸스의 자이러스 인수 과정에 대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8일 뉴욕타임스(NYT)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올림푸스 의혹에 대해 왜 일본 금융청 등 감독당국은 대처가 미비했느냐는 일본 언론들의 질타도 쏟아지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31일 “해외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일본 기업의 국제적 신용도과 지배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 때문에 일본 기업의 해외 투자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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