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NCND로 일관...논의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 높다?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 박지성 기자]삼성전자와 소니가 지난 7년동안 유지해 온 LCD 합작사인 S-LCD를 놓고 결별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이 소니가 S-LCD 지분을 삼성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삼성 고위관계자들이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31일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은 출근길에 기자들이 소니와의 결별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논의가…신문에 났어요?”라며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잘 모르겠습니다”라고만 답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미소만 머금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그동안 명백한 사실이 아닌 보도나 추측에 대해서는 명확히 ‘사실무근’임을 밝혀온 삼성의 최고위관계자들이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소니의 S-LCD지분 매입 등 소니가 S-LCD사업에서 손을 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모종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S-LCD는 삼성전자와 소니가 2004년 합작한 LCD 패널 생산업체로 충남 탕정에 2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1조3700억원이며 주로 40인치대 LCD TV용 패널을 생산해 삼성과 소니에 50%씩 공급해 왔다. 지분구조는 삼성전자가 50%+1주를 보유해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
소니가 S-LCD지분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크게 실적부진과 소니에릭슨 지분의 100% 인수에 따른 자금마련 목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올 들어 LCD 공급과잉과 수요부족이 겹치며 LCD가격이 급락, 소니는 TV사업에서 7분기 연속 적자를 감내하고 있다.
특히 소니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세계 9개 거점을 매각 또는 통폐합해 4개로 줄이고 대만 TV기업에 위탁생산을 확대하는 등 비용절감대책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은 "TV사업에서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불어 최근 소니는 스마트폰 기획 및 생산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합작사 소니에릭슨의 지분을 100% 보유키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에릭슨의 지분 50% 매입에 14억7000만달러를 투입해야 한다.
한편 소니가 S-LCD지분을 삼성전자에 매각하더라도 일정 물량을 매입하는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삼성이 소니의 철수로 공급과잉이 심화될 LCD패널의 새 판매처 확보가 녹록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CD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시황산업이기 때문에 향후 가격반등시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이 크게 강화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단기적으로 생산물량을 소화시킬 수 있는 대책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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