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수 사장-조승환 이마트 가구 바이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한 때 부도 위기까지 맞았던 가구 업체가 이마트 입점으로 업계 대표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주인공은 생활 가구 전문 브랜드 '데코라인'
2005년 연 매출 104억원에 67억원(이마트내)이였던 데코라인은 지난해 전체 매출 182억원에 137억원(이마트내)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마트 내 가구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5년만에 전체 매출 75% 신장에 이마트 매출도 2배 이상 늘어난 것.
올해는 8월까지 이마트에서만 110억 이상의 매출을 올려 올 전체기준 150억원(이마트내) 가량의 매출로 연매출 2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대형 가구 브랜드로 거듭난 데코라인이지만, 위기도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내구재인 가구시장이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데코라인 역시 2005년 매출 급감으로 자금난을 겪으며 부도 위기까지 갔었다.
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데코라인의 새로운 대표 박용수 사장과 이마트 조승환 가구 바이어가 함께 손을 잡게 된다.
가구 업체의 경우 자사 간판을 건 대리점 형태의 유통망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대리점과의 마찰로 기존에는 데코라인 본사에서 이마트 내 매장 확대에 전력을 기울일 수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가구 유통 채널을 예측한 조바이어의 이마트 매장수 확대 제안을 박용수 사장이 과감하게 받아 들인 것이다.
조 바이어와 박 사장은 2004년 38개 매장 이후로 2005년 32개로 오히려 더 줄어들었던 이마트 내 데코라인 매장을 2008년 38개, 2009년 46개, 올해는 54개로 확대했다.
결과는 대성공. 2004년 이후 줄어들었던 데코라인의 연매출은 이마트 내 매장수 증가와 함께 연 20%의 급격한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이마트에서만 14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도 20%대의 성장을 이어가며 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이마트에서만 150억 이상의 매출을 기록, 처음으로 200억원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급성장에는 조바이어가 소비자 트렌드를 조사해 데코라인에 제안한 품질 개선도 한 몫을 했다.
조바이어의 제안에 따라 2008년 당시로서는 법적 기준에 없던 E1 등급의 친환경 소재를 학생 책상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다.
E1 등급의 친환경 소재는 기존 자재에 비해 20%정도 가격이 비쌌지만 이마트와 데코라인은 상품 가격 인상 없이 품질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
어린 학생들이 사용하는 책상에 대한 친환경 소재 도입은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이마트와 데코라인이 2008년 함께 선보인 'E1소재 투미 책상'은 한달 행사기간 동안에만 1만개가 팔리며 소위 대박 상품이 됐다. 일반 책상 모델의 경우 월평균 판매량이 500개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 셈.
투미시리즈의 성공 이후 이마트는 데코라인과 지속적인 상품개발을 진행해 지난해말 개발, 올해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매거진 시리즈도 월 평균 1000개 이상 팔리는 등 지속적인 성공을 보이고 있다.
박용수 사장은 "2008년 투미 책상의 경우 대박을 넘어 정말 난리가 났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다"며 "회사와 함께 어려움을 겪었던 직원들이 일요일을 반납하며 공장을 돌리면서 투미 책상을 생산했는데 이것이 다 이마트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신상품 개발이 데코라인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 계기가 된 것이다.
데코라인은 지난해 70억원을 투자해 기존보다 2배나 넓게 확장된 공장을 김포에 신축하는 대규모 투자를 다시 한번 단행했다.
확장된 공장에는 기존에 흩어져있던 생산라인을 통합하고 최신 설비를 도입해 생산 효율을 높였다.
데코라인과 조바이어는 내년 시즌을 목표로 새로운 도전을 진행 중이다. 이마트가 국내 생산 업체와는 처음으로 조립형 가구, DIY 생활 가구를 개발하고 있는 것.
조승환 가구 바이어는 "내년에는 데코라인과 함께 DIY 가구를 선보여 이마트와 데코라인이 지속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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