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연비 14.1km/ℓ..실제 주행하니 11.9km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GM차는 안전사양이 높은 반면 무겁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국GM에서 출시한 모델 역시 공차중량이 경쟁차에 비해 높아 연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 저평가 받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GM이 선보인 알페온 e어시스트는 이 같은 고정관념을 불식시키기 위해 야심차게 출시한 모델이다. 국내 최초 준중형 하이브리드 모델인 알페온 e어시스트는 가솔린 엔진의 파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조 배터리를 통해 연비를 끌어올렸다.
27일 시승한 알페온 e어시스트는 연비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알페온 가솔린 모델과 외관은 전혀 차이가 없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관련 기능만 달라졌다. 공인연비는 가솔린 모델이 9.3km/ℓ인 반면, e어시스트는 14.1km/ℓ로 높아졌다.
시동을 걸자 경쾌한 엔진음이 들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시동버튼을 눌러도 건듯 만듯 알 수 없는 것과 달랐다. 알페온 e어시스트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풀 하이브리드가 아닌 말그대로 배터리가 '가솔린엔진의 보조역할'을 하는 시스템이 적용됐다.
한마디로 기존 알페온에 탑재된 2.4ℓ 가솔린 엔진에 17.6kW의 전기모터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가 추가돼 그만큼 파워가 향상됐다는 얘기다. 23.9마력의 엔진 동력이 추가됐다. 이는 강력한 성능과 친환경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다.
알페온 e어시스트에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오토스톱기능이 탑재됐다. 신호대기 등 정차시에는 엔진이 자동으로 정지됐다. 연비에 대한 한국GM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
시승코스는 임진각에서 신도림역 디큐브센터에 이르는 65km 거리다. 일반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를 평소 운전습관대로 몰아보니 연비가 11.9km/ℓ였다. 최고 연비는 12.2km에 달했다. 공인연비가 14.1km/ℓ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모니터에는 운전 중 에너지 흐름도가 표시되는데 정속주행을 할 때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작동했다. 알페온의 정숙성이나 핸들링은 가솔린 엔진 모델과 별 차이가 없다.
연비는 향상됐지만 불편한 점도 있다. 배터리가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에 위치해 있다 보니 트렁크가 좁아졌다. 또 최근 기본 탑재 추세인 크루즈컨트롤도 장착돼 있지 않았다. 정속주행으로 연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다.
한국GM은 알페온 e어시스트의 하이브리드 관련 부품에 대해 8년 또는 16만km의 보증기간을 제시했다. 그만큼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디럭스는 3690만원, 프리미엄은 3903만원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중형차 하이브리드 고객까지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