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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창시자의 눈물'..."이런게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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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원조건설사 이현욱도 "못 짓겠다"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땅콩집이 문닫는 이유? 바로 당신 때문이야"


올한해 두개의 집이 맞붙은 형태의 듀플렉스홈(일명 땅콩집) 열풍을 이끌었던 건축가 이현욱 광장건축 대표는 지난 24일 광장건축 온라인 카페에 '땅콩집이 문을 닫는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이달 17일 "땅콩집 문을 닫겠다"며 더이상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4일에 올린 게시물은 이같은 선언이 나오기까지의 개인적인 소회를 담았다. ☞관련기사:"땅콩집 짓기 생각보다 어렵네"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집을 짓겠다는 의도에서 사업을 주도했지만 주위의 계속되는 영업 압박과 이권을 챙기려는 이들의 아귀다툼에 지쳤다는 것이다.

땅콩집은 원래 좁은 땅에도 지을 수 있도록 건면적을 줄인 2~3층 주택이다. 땅값부담을 줄이기 위해 두가구가 공동으로 땅을 사서 두개의 건물을 맞붙인 형식의 집을 지어 각각 한가구씩 살도록 했다. 기존 전원주택에 과시용으로 쓰이던 넓은 유리창 대신 작은 창문을 사용해 단열효과를 높이는 등 '보여주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한 집'이라는 기본원칙을 충실하게 지켰다.


서울의 33평 아파트 전셋값도 안되는 '3억원'을 들여 한달안에 마당있는 집을 갖는다는 땅콩집 기획안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근 1년 만에 땅콩집과 외콩집(단독주택)을 합해 100여채 이상이 지어졌고 땅콩집들이 모인 공동주택단지인 '땅콩밭'은 14개 단지가 진행 중이다. 지어질 집까지 모두 합하면 500채를 넘는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이 대표는 "집과 창문은 점점 커지고, 집은 보이질 않고 건축가만 보인다. 모든 땅이 다 좋고 사업성이 있다고 우긴다"며 점점 본 의도가 훼손되고 있음을 개탄했다. 실용성을 강조했던 집이 결국엔 예전의 과시용 전원주택처럼 비효율적이고 겉모양만 예쁜 집으로 돌아갔다. 게다가 땅콩집이 적절치 못한 토지 판매의 홍보수단으로까지 쓰이는 것에 회의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현욱 대표는 "땅콩집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게 되니 말만 들어도 아는 건설사에서 연락이 온다"며 대형건설사의 접촉시도가 수차례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제안을 거절하고 자신이 자재회사, 건설사, 건축가, 시행사의 업무들을 통솔하는 입장에 서게 되며 회사와 본인에게 부담이 집중됐음을 토로했다.


트렌드를 주도한 이로써 느끼는 책임감이 상당했다는 의미다. 수입자재, 유가 인상으로 인한 부담, 건설사 현장간의 노하우 공유와 소통 부재, 상품개발 등에 대한 무한책임주의를 자신에게 강요했다는 것이다. 그는 브랜드화된 '땅콩집'에 자부심도 느꼈지만 "1년만에 말을 타고 달리던 징기스칸이 온몸에 총알을 맞고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는 말로 자신의 현재 상태를 표현했다.


광장건축이 시공사를 따로 두지 않은 설계사무소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뢰인들이 시공사 선정과 견적까지 요구한 일도 이 씨의 스트레스를 키웠다. 초기 땅콩집 활성화를 위해 조언을 해줬으나 한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실제로 광장건축은 땅콩집 관련 상담비용으로 1시간에 10만원을 청구한다. 상담료는 불우이웃돕기에 전액 사용된다고 하나 꽤 높은 액수다. 그만큼 이 대표와 광장건축 직원에게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씨는 "땅콩집이 성공하려면 나 혼자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시공사와 건물주들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광장건축은 내년부터 개인 의뢰를 맡기보다는 시행사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땅콩밭' 조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재도 한미글로벌 등이 시행사로 참여하고 있다. 시행사를 둔 땅콩밭은 1~2가구 미분양이 발생해도 일정대로 단지 조성이 가능하고 입주자들의 자금부담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회사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토지 알선'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차단하고 건축설계 자체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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