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 가격 4월초 이후 20% 상승 t당 600弗에 거래..연말까지 800弗 전망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태국 홍수 때문에 글로벌 쌀 가격이 향후 수 개월 동안 더 오를 것이라고 월스트리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태국은 지난 7월부터 계속된 홍수 때문에 쌀 수확은 물론 기존 쌀 재고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태국의 홍수 피해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컨설팅업체 라이스 트레이더는 태국이 홍수 때문에 약 300만t의 백미를 잃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수확량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에 태국 정부는 수확된 쌀을 시장가격보다 40% 가량 높은 t당 1만5000바트(약 485달러)에 매수할 계획이어서 태국의 쌀 수출량은 크게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 홍수와 연관돼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의 쌀 가격은 최근 급등하고 있다. 베트남의 쌀 가격은 태국 쌀 가격과 연동돼 오르면서 3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도정률 5% 기준 베트남 쌀 가격은 4월 최에 비해 20%나 오르며 현재 t당 약 6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기세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700달러난 8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쌀 수입업자들은 태국과 베트남을 대신할 공급처를 찾고 있으며 특히 인도가 중요한 쌀 공급처로 부각되고 있다. 인도의 쌀 가격은 현재 태국 쌀 가격보다 t당 150달러 가량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계 최대 쌀 수입국인 인도네시아는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기관으로부터 직접 쌀을 매입할 수 있다고 인도네시아 관계자가 밝혔다. 태국, 베트남과 장기 쌀 공급 계약을 맺었던 필리핀도 인도나 파키스탄으로부터 쌀을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인도는 향후 4~6개월 동안 평소보다 최소 200만t 많은 쌀을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도 오는 내달부터 100만톤 이상을 추가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이 좀더 싼 가격에 쌀을 수입할 수는 있겠지만 수요를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과 베트남은 연간 3200만t의 쌀을 수출해 전 세계 쌀 무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태국과 반대로 미국에서는 가뭄으로 쌀 생산이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은 세계 쌀 무역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국제곡물이사회(IGC)는 내년 7월 말까지 1년간 미국의 쌀 수출 규모가 1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쌀 가격 급등이 아시아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올해 초 식료품 가격 상승은 아시아 인플레의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 전체적인 인플레 압력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식품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6.1% 올랐는데 식품 가격이 무려 13.4%나 폭등했다. 비식품가격 상승률은 1.1%에 그쳤다. 인도의 도매 식품물가 상승률도 이달초 전년동월대비 10.6% 올라 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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