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떨어져도 비거리는 유지. 미국서 '콜드퓨전 골프' 개발, 압축강도 낮춰 추워도 멀리 날아가는 공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추운 날씨를 대비해 탄생한 골프공이 있다(?).
18일 수도권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필드에서는 날씨가 추워지면 일단 먼저 비거리부터 줄어든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몸이 경직돼 스윙이 움츠러들뿐더러 골프공 자체의 성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프랭크 토마스 미국골프협회(USGA) 기술이사는 '골프용품에 관한 100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저서에서 섭씨 32도의 날씨에 비해 4도로 추워지면 적어도 10야드 이상 비거리가 줄어든다고 했다.
비거리는 공의 중심인 코어에 전달되는 힘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면 코어가 먼저 딱딱해져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볼을 데워서 사용하면 더 멀리 날아간다는 원리를 활용해 최근에는 볼을 덥히는 장비까지 등장했다. 임시방편으로 홀을 이동할 때 카트의 난로 근처나 핫팩에 볼을 두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굳은 공을 복원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겨울철 자동차의 차가운 트렁크 속에 골프백을 넣어뒀다면 공의 탄성이 복원되는데 12시간이나 걸린다. 또 인위적으로 열을 가하는 건 고급 소재가 사용된 공의 내부 구조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이런 부분에 착안해 미국에서는 '콜드퓨전 골프'(사진)라는 이름의 공이 개발됐다. '추운 날씨를 위한 해결책'이라는 모토로 15도 이하의 차가운 날씨에서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이다. 개발자인 커티스 콜빈은 "실제 플레이하던 도중 추운 날씨에 공이 덜 날아가는 걸 경험한 뒤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콜빈은 대만의 주문제작 공 생산업체와 함께 오랜 연구를 통해 코어를 더 키우고 압축강도(컴프레션)를 70으로 낮췄다. 보통 볼의 압축강도는 90이 중간 정도며 스윙스피드가 낮으면 80, 높으면 100이 적당하다. 콜빈은 "따뜻할 때는 그저 그런 2피스공이지만 꽁꽁 언 날씨에서는 살아 움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직 국내에 수입되지는 않았다. 1더즌에 24달러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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