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 투어를 14회 진행한 걸그룹은 우리밖에 없지 않을까.” 다른 걸그룹들 사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소녀시대만의 강점에 대해 태연은 이렇게 말했다. 이 말 속에는 아레나 투어뿐 아니라 ‘SM타운 라이브월드투어’를 통해 파리, LA 등 세계 곳곳의 무대에 올라본 그들의 자신감이 담겨있다. 이는 소녀시대가 국내에서 음악활동을 하지 않았던 지난 1년 간 다양한 걸그룹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여전히 소녀시대의 이름이 걸그룹의 최강자처럼 불리어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덧 데뷔 4년차, 그동안 소녀시대가 쌓은 경험들은 그들을 얼마나, 어떻게 성장시키고 있을까.
일본 첫 정규앨범 < GIRLS` GENERATION >의 ‘더블 플래티넘’ 등극 비결
서현: 아레나 투어를 하면서 앨범 판매량이 점점 늘어난 것 같다. 공연을 직접 보신 분들이 또 다른 분들을 공연장에 데리고 오시는 과정을 통해서 입소문이 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태연: 이번 타이틀곡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가 특정한 장르만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는 또 어떤 노래일까’라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 같다.
2011 섬머 소닉 스페셜 게스트
티파니: 너~무 재미있었다. (웃음)
수영: 그렇게 기념비적이고 큰 무대에 스페셜 게스트로 선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였다. 페스티벌 같은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우리 무대를 준비하면서 다른 게스트들의 공연을 슬쩍 보러 가기도 했다. (웃음) 그분들이 워낙 색깔이 있는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관객분들이 우리 음악에도 호응을 잘 해주셔서 어느 때보다도 자신 있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보여드렸다.
태연: MR 중단 사고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온도가 너무 올라가서 음향 기계가 차단된 거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오히려 ‘아,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그렇게 된 거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 (웃음)
SM타운 라이브월드투어 인 파리
유리: 프랑스 분들이 한국어로 된 플래카드를 직접 들고 계셨고, 심지어는 우리 음악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응원법까지 다 외우고 계셔서 매번 정말 신기했다.
태연: 공연 당일을 포함해 일주일 조금 안 되게 프랑스에 머물러 있었다. 항상 스케줄 때문에 바쁘게 왔다 갔다 했었는데, 이때는 시간여유가 있어서 구경도 많이 하고 음식도 이것저것 많이 먹어볼 수 있었다. (웃음)
기억에 남는 해외 팬들
서현: 백발의 할아버지께서 굉장히 열성적으로 응원을 해주셨다. (웃음) ‘와, 이런 분들도 우리 음악을 듣고 힘을 받으시는구나’라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했고, 정말 행복하게 공연을 할 수 있었다.
수영: 한 번은 조그만 아기들이 우리 의상을 똑같이 만들어 입고, 엄마 손을 잡은 채 공연을 보러 오기도 했다. (웃음) 우리가 해외에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음악뿐이기 때문에 무대에서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는데, 아기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분들이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걸 보면 정말 감사하다.
태연: 아레나 투어를 하면서 봤던 팬분들 중에는 계속 눈물을 흘리는 분도 계셨고, 팔에 소녀시대의 이름을 문신하신 분도 계셨다. (웃음)
소녀시대의 변화
수영: 처음 우리가 나왔을 때 그 나이에 맞게 샤방한 (웃음) 모습으로 나왔을 뿐, 사실 ‘소녀시대’라는 말은 성장하면서 그 때 그 때 나이에 맞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뜻이다. 열일곱 살 땐 거기에 맞게, 모두가 이십대에 접어든 지금은 지금에 맞게. 우리가 여전히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고 노래를 불러야 할까 고민해봤는데, 지금은 이번 ‘The Boys’ 콘셉트처럼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윤아: ‘소녀시대’라는 건 변함이 없는 것이고, 앞에 붙는 수식어가 달라지는 거다. ‘귀여운’ 소녀시대, ‘멋진’ 소녀시대, 이렇게.
삼촌팬
유리: 이런 강한 이미지는 삼촌팬들이 안 좋아하시나? (웃음)
서현: 앨범이 나올 때마다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다. 초반에는 운동화를 신고 정말 10대 소녀의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그 후에는 조금 더 성장해서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대학생의 이미지도 보여드렸다. 항상 똑같은 소녀의 모습을 추구하지는 않았다.
수영: 우리가 타깃을 정하고 나오는 게 아니라, 단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노래하는 것이다.
티파니: < The Boys >가 정규앨범이다 보니, 수록된 열두 곡이 전부 세고 멋진 소녀시대의 모습이 아니라 1집 때처럼 풋풋한 느낌의 노래를 비롯해 굉장히 다양한 곡들이 수록돼 있다.
제시카: 무서운 소녀시대는 아니다. (웃음)
돈독한 멤버십
태연: 서운한 일이 있으면 서로에게 대화를 신청한다. (웃음)
티파니: 그런 시간들이 없었다면 팀워크가 이렇게까지 좋지는 않았을 거다. 워낙 솔직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해서 갈등들이 잘 풀리는 것 같다. 그렇지만 무대에서는 서로에게 냉정해서, 틀린 부분이 있으면 바로 지적하고 고친다.
서현: 요즘에는 휴대폰 메신저에 따로 방을 만들어서 함께 이야기하는 편이다.
태연: 다들 성인이니까 술을 마실 수도 있지만, 취기에 몸을 싣고 싶지는 않다. (웃음)
티파니: 자는 시간이 얼마 안 돼서 술을 마실 시간에 그냥 자고 싶은 마음이랄까. (웃음)
수영: 여자애들이라 분위기에 약하기 때문에 멋진 카페에서 와인 마시는 걸 좋아한다. 보통 멤버 중 누군가가 생일을 맞았을 때 모여서 한 잔씩 하는데, 술을 특별히 좋아하는 멤버가 없다보니 그냥 생일주 정도? 그럴 때 대화 하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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