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3분기 후원금 모금 1700만弗 롬니 제칠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대통령 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 야당인 공화당에서는 차기 대선 후보로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와 릭 페리 현 텍사스 주지사가 떠오르고 있다. 이 둘은 지난 3분기에 공화당 대선 후보 중 가장 많은 후원금을 기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롬니가 지난 3분기에 1400만달러의 후원금을 모았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오는 21일 공개될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를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롬니가 페리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주 페리 캠프가 3분기에 1700만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모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선거 후원금 규모를 감안했을 때 롬니와 페리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전체 후원금의 30%를 지원,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월가가 페리보다 3배나 많은 후원금을 롬니에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음을 지적했다. 페리가 상대적으로 뒤늦게 경선 출마를 선언해 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았고 현직 주지사로서 제약도 따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WSJ는 설명했다.
WSJ은 FEC 자료를 토대로 지난달 30일까지 개인 기부 법적 최대 한도인 2500달러를 기부한 인물 1만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롬니는 자신의 선거자금 중 4분의 1을 헤지펀드 매니저, 투자 은행가 등 월가 인사들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거의 2000명에 가까운 금융 서비스 부분 임원들이 롬니 캠프에 2500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롬니는 월가에서만 페리보다 3배나 많은 500만달러의 후원금을 조달했다.
반면 페리는 텍사스 주지사 출신답게 석유와 천연가스 업계 임원들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 페리는 선거 후원금의 절반 이상을 텍사스에서 모금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광산 및 정제 업계로부터 13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롬니보다 4배나 많았다. 하지만 2008년 대선에 이들 업계가 전체 선거 후원금에서 차지한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WSJ는 이번 결과는 롬니가 최근 공화당 예비투표에서 득표율이 저조하지만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롬니가 미 전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으며 공화당 대선 후보들 중 롬니만큼 전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롬니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업계로부터도 지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롬니가 헐리우드, 하이테크, 미디어 업계로부터도 페리보다 두배 많은 선거자금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롬니 캠프의 안드레아 사울 대변인은 "롬니가 산업계 전반과 미 50개 주 전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6월에 경선 출마를 선언한 롬니와 달리 페리는 8월 중순에서야 경선 출마를 선언해 후원금 모금 기간이 짧았다. 이를 감안하면 페리가 상당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또한 페리는 현직 주지사이기 때문에 특정 금융서비스 임원으로부터 기부를 받지 못한다. 정부 연금 계획에 관계된 금융회사의 임원은 공직에 있는 후보자에게 기부를 못하게 돼 있다.
또한 페리가 보유한 현금은 롬니보다 많다. 롬니는 3분기에 1200만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사용했으며 이는 2분기에 비해 두배 가량 늘린 것이었다. 반면 8월 중순에 경선에 뛰어든 페리는 약 200만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유한 선거자금 규모는 롬니측이 1470만달러, 페리측이 1500만달러 정도로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롬니는 법조계에서 130만달러, 건설 및 부동산 업계에서 170만달러, 헬스케어 업계에서 77만달러를 기부받았다. 페리는 텍사스 중소기업으로부터 280만달러, 건설 및 부동산업계에서 140만달러, 법조계에서 87만달러를 기부받았다. 페리는 농업계로부터 40만달러를 조달해 12만5000달러를 기부받은 롬니를 앞섰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롬니보다 페리를 선호했다.
의사들은 롬니보다 페리에 3배나 많은 50만달러를 기부했다. 텍사스 주지사로 재임하면서 페리는 의료 과실 소송에 제한을 가하는 법안을 승인한 바 있다.
페리의 지지자 중에서는 제임스 베이커 전 재무장관, 에드 휘태커 전 AT&T 회장, 노장 골퍼 벤 크렌쇼, 자동차 경주의 전설적 레이서 대럴 월트립 등이 포함됐다. 롬니는 미 프로농구 보스턴 셀틱스의 대니 에인지 단장, 전 동계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크리스틴 야마구치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한편 잭 제러드 미국석유협회(API) 회장과 그의 부인은 다른 석유산업 관계자들과 달리 지난 5월에 페리가 아닌 롬니에 5000달러를 기부했다. 페리는 제러드와 롬니가 모두 몰몬교도라고 쏘아붙였다.
텍사스 지역을 연고로 한 미 프로미식축구협회(NFL)의 댈러스 카우보이스 구단주 제리 존스는 5월에 롬니에 2500달러를 기부했다. 하지만 페리가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자 그에게도 2500달러를 기부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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