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시즌 6승 포함 전 세계에서 무려 9승, '新골프여제' 위상 구축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넘버 1' 청야니(대만ㆍ사진)의 독주가 거침이 없다.
지난 9일 한국에서 열린 하나은행LPGA챔피언십까지 제패해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만 6승을 수확했다. 유럽과 대만 등에서 열린 3승을 포함하면 전 세계에서 무려 9승을 수확한 셈이다. 시즌 11승을 달성했던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7승을 기록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버금갈 정도로 강력한 카리스마다.
기록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버디 수(291개), 라운드 당 언더파율(70%), 평균 스코어(69.59) 등 모조리 1위다.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 역시 2위(71%), 드라이브 샷의 평균 비거리가 15위로 밀렸지만 지난 대회에서 티 샷 때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을 뿐이다. 직전 대회까지 이 부문 역시 1위(268.6야드)였다.
여기에 치밀한 전략과 강력해진 멘탈도 가세했다. 실제 하나은행LPGA챔피언십 최종일 13번홀에서는 티 샷을 오른쪽의 14번홀 페어웨이로 날려 워터해저드를 피하는 동시에 30야드나 거리를 줄이는 효과로 가볍게 '2온'에 성공해 결국 버디를 낚으며 최나연(24ㆍSK텔레콤)의 추격을 뿌리치는 교묘한 방법도 동원했다.
최나연이 "청야니는 국내 팬들이 나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부담 속에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서슴지 않았다"며 "쉽게 플레이했고, 사실 (나는) 따라가기에 바빴다"고 평가한 까닭이다. 최나연은 이어 "자존심 상하지만 솔직히 청야니가 1위 자리를 오래 지킬 것 같다"며 "당분간은 독주 체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야니 역시 "시즌을 거듭할수록 기술도 좋아졌지만 무엇보다 멘탈이 강해졌다"면서 "악조건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가 생겼고, 실전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제는 말 그대로 추격자도 없는 상황이다. 상금랭킹은 2위 크리스티 커(미국ㆍ135만 달러) 보다 100만 달러 이상 많은 239만 달러, 다승은 캐리 웹(호주)과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ㆍ이상 2승) 등과 4승이나 차이가 난다.
청야니의 독주로 한국은 2009년 12승, 지난해 10승에서 올해는 유소연(21ㆍ한화)이 US오픈에서 거둔 '깜짝 우승'이 전부일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신지애(23ㆍ미래에셋)는 라식 수술 이후 한동안 슬럼프를 겪더니 최근에는 아예 우승 경쟁에도 끼지 못하는 모양새다.
LPGA투어가 아시아무대에서 잇달아 청야니에게는 한층 더 유리해졌다.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쿠알라룸푸르골프장(파71ㆍ6208야드)에서 개막하는 사임다비LPGA말레이시아(총상금 190만 달러)를 거쳐 대만, 그리고 일본 등의 대회가 이어진다. 청야니의 상승세를 꺾기 위해 일단 커와 폴라 크리머 등 '미국군단'과 최나연이 지휘하는 '한국군단'이 다시 한 번 출격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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