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미국 의회가 이번주 중국에 대한 무역 보복을 겨냥한 대중국 환율조작 관련 법안 및 한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s)을 앞두고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중국 통화법안(china currency bill)은 미국 시간으로 화요일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으며 점차 지지 의원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법안은 중국 등 5개 아시아 국가가 수출 촉진을 위해 자국 통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것에 대해 행정부가 의무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내년 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일부 의원들에게는 이 법안의 통과가 미국의 높은 실업률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어루만지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하원도 이미 이와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법안이 이번 주내에 마무리되지는 않겠지만 백악관은 이 법안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불러올 수 있는 '상당히 위험한' 조처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등 3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은 일자리 창출 논쟁을 더 가열시킬 것으로 보인다.
찬반 양 진영 모두 이 조약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와 그 반대의 일자리 상실 효과에 대한 수많은 평가 보고서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내적으로 연결된 복잡한 동학 때문에 정확한 영향을 판독해 내기는 힘들다.
전 세계은행 무역감독관이자 현 국제평화를 위한 카네기재단의 국제경제 책임자인 우리 다두시는 FTA로 인한 일자리나 성장에 대한 양적인 평가는 기껏해야 잠정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다두시는 무역 관련 법안 표결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세계 경제가 지극히 취약한 이 시점에 세계의 가장 지배적인 강국(미국)으로부터의 정치적 신호가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 등 3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 가운데 가장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한국과의 FTA로 약 28만개의 미국 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의 무역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스코트는 이들 조약의 통과에 대해 회의적이다.
"대중들은 점차 무역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 조약들이 사실은 일자리 파괴자들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는 한국 및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21만4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제까지의 일자리 창출 효과 평가들은 수출 증가 측면만 바라봤지, 수입 대체 영향이나 아웃소싱으로 귀결되는 해외 직접 투자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 의회에서의 이번 표결은 높은 실업률과 부진한 경기 회복 속에서 미국의 자유무역 의지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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