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새롭게 펼쳐지는 무대. 일부 구단 주축선수들은 엄살을 부렸다. 부상, 컨디션 저하 등은 이유로 거론되지 않았다. 대신 국가대표 소집, 적잖은 나이 등 다양한 배경이 손꼽혔다.
프로농구연맹(KBL) 10일 오전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미디어 데이를 열었다. 행사에는 각 구단 대표선수들이 대거 운집했다. 이들은 ‘팀 성적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모두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개인 성적에 대한 물음에 몇몇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대부분 한 발 물러서며 겸손(?)을 보였다.
그 출발점은 올 시즌 LG로 이적한 베테랑 서장훈이었다. “많이 늙은 탓에 LG가 우승후보로 거론되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올해 나이는 37살. 추승균(KCC)과 함께 리그 최고령 선수로 등록됐다. 팀 내 젊은 선수들과 호흡을 위해 그는 자세를 낮추기로 했다. “당장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순 없지만 경기를 치르며 좋아지겠다”며 “아직 늙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고 활약을 펼친 문태종(전자랜드), 하승진(KCC), 조성민(KT) 등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국가대표팀 발탁으로 인해 소홀했던 팀 훈련을 우려했다. 문태종은 “시즌 전 전자랜드보다 국가대표팀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민도 “국가대표팀을 다녀오느라 자리를 오래 비웠다”며 “팀워크에 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하승진 역시 같은 고충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어깨는 가장 무거워보였다. 팀 내 맡은 역할이 커진 탓이다. 그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가 한 명밖에 뛰지 못한다. 얼마나 코트에서 오래 버텨야 할 지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팀 훈련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내가 빠졌을 때 팀의 평균 신장이 꽤 낮아졌다. 최대한 많이 뛰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부담은 하나 더 생겼다. 올 시즌 삼성은 외국인 선수로 피터 존 라모스를 데려왔다. 키는 무려 222cm다. 하승진(221cm)보다 1cm 더 높다. 그는 “골밑에서 확률이 높더라”면서 “쉽게 골밑 공격을 할 수 없겠지만 라모스 역시 그렇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모스는 “그냥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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