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소주방터에서 하늘과 땅에 소주방 복원공사의 시작을 고하는 '개기고유제(開基告由祭)'가 열렸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이어지는 '경복궁 2차 복원 사업'의 첫 발걸음이었다.
문화재청은 지난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1571억원을 들여 '경복궁 1차 복원 사업'을 진행했다. 그 뒤를 이어 올해부터 시작되는 게 바로 '경복궁 2차 복원 사업'이다.
예산 5400억원이 들어가는 이번 2차 복원 사업에선 소주방 등 56동, 근정전 행각 내부 원형 복원, 문경전 등 42개 동을 포함해 경복궁 건물 254개 동이 복원될 예정이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정기 말살 정책으로 소실된 경복궁을 다시 세우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경복궁 복원 사업 2차분이 끝나면 고종 중건 당시 경복궁의 75% 정도를 복원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김찬 문화재청장은 이날 열린 '경복궁 2차 복원 사업 소주방 기공식'에서 "경복궁 1차 복원 사업으로 고종 당시 규모의 25%인 125개동을 복원했다"며 "경복궁 복원 사업은 문화재 원형 보존을 위해 벌이는 중요 사업으로 앞으로 20년 동안 계속되는 경복궁 2차 복원 사업에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복궁 소주방 복원의 의미는 창덕궁, 창경궁 등을 비롯한 5대 궁궐의 주방 가운데 처음으로 그 모습을 되찾는 것이라는 데 있다. 현재 경복궁을 제외한 나머지 궁궐의 소주방터는 도면 등에서만 확인이 된 상태다. 경복궁 소주방터는 지난 2004년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으며,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발굴 조사를 진행해 기와와 분청사기 등의 유물을 확인했다.
최이태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 과장은 "경복궁이 조선의 정궁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 궁의 소주방을 먼저 복원하게 됐다"며 "경복궁 소주방 복원이 끝나면 다른 궁궐의 소주방터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해 차차 복원 사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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