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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임금의 벼 베기 '친예례', 창덕궁에서 되살아나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7초

옛 임금의 벼 베기 '친예례', 창덕궁에서 되살아나다 4일 오전 창덕궁 청의정에서 열린 '창덕궁 벼 베기 및 전통음식 전시 행사'에 참석한 나탈리아 질레비치 벨라루스 대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민승규 농촌진흥청장(왼쪽에서 세 번째), 김찬 문화재청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직접 벼를 벤 뒤 웃어보이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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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창덕궁. 그 아름다움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창덕궁에서 가장 안쪽에 자리한 정자, 청의정에 4일 벨라루스 대사를 비롯한 8명이 모였다.

흰색 한복에 머리띠까지 동여맨 이들은 청의정 앞에 있는 16㎡ 규모의 논에 들어가 벼를 베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임금이 농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풍년을 기원하려 직접 추수를 했던 '친예례(親刈禮)'를 재현하는 '창덕궁 벼 베기 행사'가 열린 것이다. 임금님상을 비롯한 팔도의 전통 음식까지 함께 전시된 이날 행사는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4일 오전 찾은 창덕궁 청의정. 궁궐에선 유일하게 초가지붕을 이고 있는 이 정자 주변에 태평소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문화재청(청장 김찬)과 농촌진흥청(청장 민승규)이 주최하는 벼 베기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였다.

뒤 이어 흰색 한복을 입고 한 손엔 낫을 쥔 김찬 문화재청과 민승규 농촌진흥청장, 나탈리아 질레비치 벨라루스 대사 등 8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임금이 농사의 본보기를 보이려 직접 씨를 뿌리고 추수를 했다고 전해지는 청의정 앞 논에 발을 디딘 이들은 이내 허리를 숙여 벼 베기에 나섰다. 허리를 한 번 굽혔다 펴자 김찬 청장 등의 손엔 직접 벤 벼가 한 가득씩 들려 있었다.


벼 베기를 몸소 체험한 나탈리아 질레비치 벨라루스 대사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외국인 관광객들 모두가 신기해하면서 또 즐거운 모습이었다.


벼 베기 행사가 끝난 뒤 이어진 전통음식 관람 행사에선 전주비빔밥, 토란국, 옥돔구이, 대하잣즙무침 등으로 차려진 임금님상과 박속낙지탕, 송이버섯산적 등으로 꾸려진 주안상 등을 비롯해 충청도와 경기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황해도 등의 전통음식이 선을 보였다. 인조 때 만들어진 개울인 옥류천을 둘러싼 정자 네 곳에 마련된 이들 전통음식은 그 정갈한 차림과 고운 빛깔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탈리아 질레비치 벨라루스 대사는 "벼 베기를 처음 경험해봤는데 한국 문화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다"며 "이렇게 농사를 짓는 게 국가 복지에 기여를 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는 시간이 돼 의미가 더 깊다"고 말했다.


김찬 문화재청장과 민승규 농촌진흥청장은 이어 "창덕궁 벼 베기 행사는 풍년을 기원하는 농민들의 맘과 그 농민들의 수고로움을 헤아리려 임금이 직접 벼를 벴던 행사를 재현한 것"이라며 "이 행사로 사람들이 농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궁궐이라는 장소를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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