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한국 축구 대표팀이 안방에서 가진 폴란드와 평가전서 수비불안의 숙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박주영(아스널)이 혼자 2골을 터뜨리며 '캡틴'의 존재감을 확인한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 평가전서 레반도프스키에 헤딩 선제골을 내준 뒤 박주영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브와슈치코프스키에 동점골을 허용해 아쉽게 2-2 무승부에 만족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 조별예선서 2-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폴란드와 상대전적서 1승1무로 근소한 우위를 지켰다. 또 박주영은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포함, 최근 7경기서 8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3차전을 앞두고 있는 조광래호는 이날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이동국(전북)의 활용 여부와 측면수비를 포함한 수비불안의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할 지 큰 고민에 빠졌다.
조광래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1년3개월 만에 축구 대표팀에 복귀한 이동국(전북)을 최전방 공격수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듀오 박주영(아스널)과 지동원(선덜랜드)을 좌우날개에 포진시켰다. 처진 스트라이커로는 남태희(발랑시엔)를 세웠고 기성용(셀틱)과 윤빛가람(경남)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내세웠다. 수비수로는 홍철(성남), 홍정호(제주), 곽태휘, 이재성(이상 울산)가 나란히 섰고 골문은 정성룡(수원)이 지켰다.
한국(29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 수 아래인 폴란드(65위)를 맞아 초반부터 고전했다. 번번이 상대의 빠르고 파워풀한 공격에 수비진이 뚫리며 몇차례 실점 위기를 넘겼다.
전반 21분엔 이동국의 슛이 아깝게 골대를 빗나가 관중의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기성용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이동국이 뛰어오르며 헤딩슛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아쉽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하지만 한국은 달아오른 분위기를 잇지 못하고 실점했다. 전반 29분 브와슈치코프스키가 아크 정면에서 캐넌슛을 날린 것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위에 떨어져 튕겨 나오자 골대 왼쪽에 있던 레반도프스키가 이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
하지만 후반들어 이동국을 빼고 손흥민(함부르크)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이용래(수원) 서정진(전북) 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재정비한 한국은 전반과 180도 다른 움직임으로 공격에 활기를 되찾았다.
후반 7분 기성용이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이 골대 오른쪽을 살짝 빗나갔고 1분 뒤엔 박주영의 오른발 발리슛이 왼쪽 골대를 비켜갔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모처럼 활발하게 터진 슈팅에 관중의 환호성이 커졌다.
마침내 후반 21분 고대했던 첫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을 타고 올라간 홍철이 빠르게 크로스를 찌른 것을 지동원이 미처 따라가지 못해 오른쪽으로 흘렀다. 하지만 서정진이 이를 놓치지 않고 문전으로 쇄도하는 박주영에게 연결했고 박주영이 그대로 오른발슛,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은 후반 32분 또한번 포효했다. 이번에도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서정진의 도움이었다. 서정진은 상대 수비수가 볼키핑을 실수한 것을 놓치지 않고 낚아채 그대로 역습, 빠른 스피드로 골문을 향해 달려나간 뒤 왼쪽을 타고 올라오는 박주영에 패스했고 박주영은 이를 왼발슛으로 가볍게 연결해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방심한 한국은 후반 38분 조병국의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브와슈치코프스키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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