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모든 임원 대상 명예퇴직 접수
SC계열 SC제일은행은 6일 오후 본부장급 이상 임원 150여명을 본사로 불러 '자발적인 명예퇴직' 신청을 종용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점 10층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은 임원들에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조직 슬림화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임원급의 명예퇴직(ERP : Early Retirement Payment)' 신청을 주문했다.
SC제일은행 규모에 비해 임원 숫자가 많은 것은 SC제일은행이 외부 전문직을 수혈하면서 국내 은행에 비해 직급 인플레이션 정도가 심하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의 임원급은 내부 직위로는 SVP(Senior Vice President)로 불리지만 국내 은행과 비교하면 부장급 간부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한 임원은 "유럽발 재정위기 등 외부 위기에 대비해 슬림(slim)하게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직급 인플레이션을 정비, 호봉체계를 간소화하자는 의미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권에서 임원 전원에게 명예퇴직 신청 접수를 종용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 유럽 등 해외 은행들이 앞다퉈 대규모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고 국내은행들도 최근 명예퇴직 접수에 나서는 등 은행권 구조조정이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명분은 후배들을 위해 명예롭게 나갈 수 있는 길을 터 줘야한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7일 임원들에게 위로금 규모 등 구체적인 명예퇴직 조건을 제시할 예정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매년 30여명 안팎의 자발적인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지난 2008년에는 SC의 인수 이후 가장 많은 190여명을 명예퇴직 시켰다. 당시 SC제일은행은 30개월치 임금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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