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의 반증..투자에 효과적인 지침
#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57%를 넘고, 원재료 수입에 있어서 대부분 외화로 결제를 해 외화환산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헷징 정책이 실패하는 경우에는 회사 경영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당사의 사업 영역은 오랜 경험과 꾸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핵심 인력이 이탈하면 신제품 개발이나 영업활동에 부정적입니다. 지난해에는 과장과 대리급 직원이 총 11명 퇴사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주식이나 채권 등의 증권을 발행할 때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투자설명서가 솔직해지고 있다. 회사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세부 정보나 아직 발생하지 않은 부정적 시나리오까지 전부 실린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자공시사이트를 통해 4일 투자설명서를 제출한 상장사 애경유화와 메디포스트는 '핵심투자위험' 항목을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업 및 내부 리스크를 공개했다.
메디포스트는 ▲매출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제대혈 보관 사업이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와 출산율 저하 등의 악영향을 받을 수 있고 ▲가족 제대혈 은행 무용론이 제기돼 관련 산업의 축소가 우려되며 ▲줄기세포 치료 연구는 새 분야를 개척해야 하는 만큼 실패위험이 높다는 등의 사업위험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최대주주(대표이사 양윤선 외 1인)의 지분율이 8.25%에 불과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내부 사정까지 털어놨다.
애경유화는 ▲석유화학 산업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GDP성장률이 둔화돼 수요 감축이 우려되고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있으며 ▲원재료 수입을 외화로 결제해 외화환산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사업상 위험을 공시했다.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하는 수출 가운데 43%가 중국을 대상으로 하며, 중국에서의 실적하락이 회사 수익성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사실도 직접 언급했다.
신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가급적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모두 해소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정보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대형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최근 기업에 대한 투명하고 구체적인 정보 전달에 대한 요구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며 기업들도 요구사항을 맞추는데 주력한다"면서 "이는 반대로 사업성과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설명서 속에 게재된 '투자위험요소'는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공개되고 있다"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간과하지만 효과적인 투자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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