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 투자 조언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시장 상황이 어려울수록 가치 투자의 힘이 발휘됩니다. 장기적으로는 '많이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5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주최한 '자산관리 아카데미'에서 증시 변동성을 가치투자의 기회로 삼을 것을 역설했다.
이 부사장은 "대형주의 중소형주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프리미엄은 순환하는 패턴을 보인다"면서 "현재 대형주(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프리미엄은 지난해 10월 역사적 고점인 131%까지 확대된 이후 하락중이며, 경기민감도가 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기회가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부사장은 특히 시가총액 상위 대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둔화되면서 향후 주가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융위기 전후로 급변했던 기업 이익은 안정적인 성장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면서도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선진국의 침체로 당분간 수출기업의 이익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지난해 52.7%에 달했던 시총 상위 500대 기업의 이익증가율은 올해 20%, 내년 12.8%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성장 기대감이 있던 주식은 기대감이 걷히고 나면 펀더멘털이 유지돼도 밸류에이션이 하락하면서 주가가 하락한다"면서 "세계 경기 회복과 중국 성장을 근거로 높은 성장 기대를 받았던 대형주들은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하락 리스크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유럽 위기가 발발하기 이전까지 국내 주식시장 내에서는 성장주에 대한 쏠림현상이 있어왔다"면서 "앞으로는 이러한 현상이 완화되고, 그간 소외됐던 기업들 본연의 수익가치와 자산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글로벌 증시와 관련해서는 "악재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유럽 신용경색 극복 방안에 대한 이견 ▲재정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 모멘텀 상실 우려 ▲양극화 심화에 따른 정치적 갈등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중국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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