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통합후보로 선출된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여권의 '검증'이다. 야권의 경선을 통해 '예방주사'를 맞았지만, 한나라당은 별도의 검증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문회식 난타전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정공법'으로 검증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송호창 대변인은 "진실을 알수록 박 후보에 대한 청렴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후보 측은 별도의 대응팀을 꾸리지 않았다. 기존의 상황팀이 여권의 검증 공세를 맞설 정도로 자체적으로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박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 가운데 가장 큰 쟁점은 대기업 기부금의 적절성 문제다.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의 7억원 기부금이 대표적이다. 박 후보 측은 론스타가 기소되면서 2008년까지 출연금 1억4000만원 가운데 이미 집행한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되돌려줬다고 해명했다.
교보생명이 지난 7년간 박 후보가 상임이사로 재직했던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47억669만원도 정치적 쟁점이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사 상장과 관련, 상장차익 배분 문제로 참여연대의 비판을 받아왔던 것. 교보생명은 이에 대해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저소득가정 미숙아 1170명의 치료비로 지원한 목적기부"라며 "후원과 상장 문제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밖에 2001년 설립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우선감시대상으로 선정한 대기업 중 10곳이 아름다운재단에 지난해까지 148억원을 기부한 것도 본선에서 집중 거론될 검증 항목이다.
그러나 96억9170만원을 기부한 아모레퍼시픽측은 2003년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저소득층 여성의 창업을 위해 일부를 주식형태로 개인 명의로 지급했고, 주식가치가 상승하면서 금액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하면 나머지 대기업 9곳이 10년간 50억여원을 기부한 셈인데, 한 기업당 연간 평균 5천만원 수준이다.
박 후보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서초구 61평형 아파트도 여당의 공세 대상이다. 1억원의 보증금에 월세 250만원으로 이를 전세로 환산하면 보증금 6억원에 해당된다. 박 후보는 "시민운동을 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오히려 재산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박 후보가 처음부터 무주택이었던 것은 아니다. 90년대 한국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역사문제연구소'가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자 저당 잡힌 건물을 은행 부채를 떠안고 기부했다. 덕분에 변호사를 하면서 마련한 집은 팔아야 했다. 이후 전세에서 월세로, 보증금도 2억에서 1억원인 현재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박 후보의 딸의 유학 의혹도 검증 대상으로 꼽힌다. 박 후보는 "올해 초 법대를 졸업한 뒤 석사 과정을 밟으러 스위스 제네바대학으로 갔으며 유학비용은 외국회사의 장학금으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박원순 후보에 대한 정치권의 여러 의혹들은 흑색선전의 성격이 강하다"며 "결국 한나라당은 '국민정서법'을 내세워 도덕성 흡집내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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