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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현장] 파리의 아트 컨설턴트 최선희가 전한 한국미술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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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현장] 파리의 아트 컨설턴트 최선희가 전한 한국미술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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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파리는 영국이나 독일, 스위스 등으로 여행이 용이하고 런던에 이어 유럽 미술시장의 중심이라 컨설팅 비즈니스를 하기에 좋습니다. 삶의 리듬이 한국보다야 느리긴 하지만 아트 컨설턴트로서, 아직은 어린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균형을 지키는 일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아트 컨설턴트 최선희씨(사진). '런던미술수업'의 저자이기도 한 최 씨는 지난 9월 22일부터 26일 5일간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키아프) 기간 동안 한국을 방문해 일정을 마친 후 파리로 돌아갔다.


국내 최대 미술품 박람회로 여겨지는 키아프. 이곳을 찾은 이유는 브라질인 고객과 함께 전시장을 돌아보며 한국미술품 구입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이 브라질인은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사들였다고 한다. 그밖에 해외미술시장에 대한 강의, 인터뷰 등을 소화하며 최 씨는 바쁜 일정을 보냈다.

행사기간동안 만난 최 씨와 나눈 인터뷰를 통해 해외 컬렉터들이 관심을 갖는 우리네 미술품과 반대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해외 미술품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우선 최 씨에게 이번 키아프에 대한 평가부터 물어봤다. 그는 "예년에 비해 보다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의 원로 작가와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고 국제적인 작가들의 수작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면서 "아트 플레시 섹션을 통해서 미디어와 설치 작품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었던 것도 인상깊었다"고 평했다.


다만 아쉬운 측면도 여전히 존재한 모양이다. 일단 키아프가 국제적인 아트페어들 속에 자리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화랑 협회가 주도해서 회원 화랑들에게 무조건 참가권을 주는 것은 아트 페어의 퀄리티를 높이지 못한다. 아트 바젤처럼 독립된 심사 위원단에서 참가 갤러리들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VIP 프로그램이나 교육 프로그램도 아직은 세계적인 아트 페어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고 보다 적극적인 홍보로 해외 콜렉터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도 많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고 그는 조목조목 개선점을 설명했다.


아트 컨설턴트. 생소한 말이지만 유럽과 미국 등 해외 미술시장에서는 전문화된 미술계 직군에 속한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것에 조력자 역할을 해 주는 이를 뜻한다. 혼동되기 쉬운 아트 딜러는 자본금을 가지고 작품을 사고 파는 일을 직접 하는 이를, 큐레이터는 공공미술기관의 전시기획을 담당하는 이를 의미한다.


최 씨가 아트 컨설턴트라는 명함을 단 데에는 안정적인 직업도 바꿀만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항공사 직원으로 일하다 3년째 되던 지난 1998년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 파리로 이주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함과 동시에 파리와 런던을 오가며 미술사 공부와 크리스티 인스터튜트 미술사 디플로마를 취득 후 항공사 일을 접고 본격적으로 미술현장에서 일하게 됐다. 그동안 아트 컨설팅, 집필, 전시기획 등을 담당하며 미술과 미술시장을 소재로 글도 연재하고 있다.


해외 미술계를 국내에 전달하는 그에게 외국인들이 주목하는 한국작품과 작가 경향은 어떤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최씨는 '이우환' 화백를 지목하며 "국제적인 미술관에서 인정해주는 한국 작가들을 주목하고"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젊음 작가들 중에서도 해외 미술관이나 국제 비엔날레 등에서 선보인 작가를 염두에 두는데, 예쁜 작업을 하는 작가들보다 진지하게 꾸준히 작업을 해가며 현 시대의 역사와 사회성을 대변하는 작품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해외미술품을 구입하려는 한국인 컬렉터들이 눈독을 들이는 작가나 작품에 대해 물었다. 그는 "한국인 고객들이 현대미술을 대하는 눈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네임밸류가 크거나 투자가치가 높은 작품을 좋아한다"면서 "이중에서도 안젤름 키퍼나 바셀리츠, 아니쉬 카푸어, 안토니 곰리 처럼 현 시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중요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 씨는 "미술품 투자만을 위한 투자는 권하고 싶지 않다. 미술 시장처럼 유행이 자주 변하고 경기에 영향을 받으면서 변하는 변덕스러운 시장도 없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사서 10년 이상 감상하고 함께 살 생각을 하고 작품을 산다면 좀 더 여유로운 미술품 투자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한국 현대미술을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메신저 역할에 대한 욕심은 그의 마지막 당부의 말에서도 나타났다. 그는 "한국은 상업갤러리 수는 많지만 좋은 작가들이 좋은 기획 전시로 탄탄한 기반을 만들어줄 공공미술관의 숫자나 참신한 기획 전시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더불어 작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작가들을 홍보하고 해외 미술관과의 교류전이나 상업 갤러리들 간의 교류가 좀 더 활성화돼야만 좋은 한국 작가들의 무대가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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