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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 수장들 왜 잇따라 사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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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한 전 정책금융공, 김경호 HF공사 사장 조기 사퇴
업무방식 놓고 외압, 책임설만 무성,,소신 위축 우려 높아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최근 금융공기업 수장들이 석연찮은 이유로 임기 중 사퇴하면서 금융가에 뒷말이 무성하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전 사장이 하이닉스 매각 방식을 놓고 물러난데 이어 김경호 한국주택금융공사(HF공사) 사장도 지난 28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


표면적인 이유를 넘어 집권 후반기의 '마녀사냥식 흔들기'가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 8월 2일 취임한 김 사장은 임기 두 달도 안 돼 일신상의 이유로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그것도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시점이어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본인의 건강 문제가 유력한 사퇴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설득력이 없다는 평가다.  


김 사장과 친분이 두터운 금융권 관계자는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그가 건강 문제로 국감 하루 전에 사표를 제출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업무 처리 방식을 놓고 외압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HF공사 상임이사 선임 건이 이번 사태와 연관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F공사는 임기가 만료된 상임이사 2명을 새로 뽑는 과정에서 내부 출신 몫으로 배정된 1명 자리에 누구를 앉히느냐를 놓고 마찰을 빚었는데,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이 선임한 인사를 놓고 외부 압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임이사 인선 이후 김 사장의 건강을 문제삼은 투서가 청와대와 금융감독당국에 수 차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건강에 문제가 있어 업무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투서가 전달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하이닉스 매각 과정에서 빚어진 혼선을 놓고 임기 1년을 남기고 사퇴한 유 전 사장의 행보에 대해서도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유 전 사장은 하이닉스 구주 매각 관련 입찰 수량이 다른 경우 주당 시가를 초과한 금액, 입찰수량을 고려한 프리미엄을 언급해 SK텔레콤 등 업계의 반발을 샀다. 시장 혼선에 대한 책임론이 사퇴 이유로 지적됐지만, 정치권 핵심인사가 유 전 사장을 '찍었다'는 뒷말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공직인사 검증 시스템과 함께 금융기관장이 소신있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치금융 시비가 수그러들지 않고 시점에서 인사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업계가 더 위축되는 분위기"라며 "최근 국제 금융공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뢰도 저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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