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에 이어 지상파 3사 PP 협의회 만들어 통신 3사와 협상 나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최경주가 맹활약하는 PGA 투어 경기나 박지성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없어 답답하기만 했던 IPTV가 확 달라진다. 대부분의 주요 스포츠 이벤트를 지상파방송사들이 독점하고 있지만 IPTV에는 채널을 공급하지 않아 아예 볼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기들을 연내 IPTV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지상파방송 계열 프로그램제공사업자(PP)들이 협의체를 만들어 IPTV에 채널을 공급하기로 결정하고 통신 3사와 최종 협상에 나섰다.
30일 지상파 방송사 한 고위 관계자는 "지상파계열 PP(프로그램 제공자)들이 협의체를 만들고 IPTV에 채널을 공급하기로 최종 결정 내렸다"면서 "통신 3사와 채널 사용 대가 등의 세부적인 내용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상파방송 3사 계열의 PP들은 케이블TV 쪽에는 채널을 제공하면서 IPTV에는 공급하지 않았다. 때문에 IPTV 업체들은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채널 중 인기가 많은 스포츠, 드라마 등의 인기 채널들을 서비스 하지 못해 울며겨자먹기로 자체 스포츠 채널 등을 만들어 운영해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요 경기들을 지상파방송 3사 계열의 PP들이 독점하다 보니 스포츠 채널은 있지만 볼만한게 없다는 시청자들의 불만마저 터져나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케이블TV는 평균 135개의 실시간 채널을 갖고 있지만 IPTV 사업자는 약 80~120여개의 채널을 전송하고 있다.
지상파방송 3사의 인기 채널들을 IPTV에서 볼 수 없었던 까닭은 지상파방송 3사가 모두 같은 채널 사용료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방송사나 채널마다 시청률, 가시청가구수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지상파방송 3사는 IPTV 업체에 모두 동일한 채널 사용료 지급을 요구해왔다.
IPTV 업계는 채널마다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같은 사용료를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에 더해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 채널을 연예·오락·드라마 채널 등을 묶어서 판매하려는 지상파방송 3사와 원하는 채널만 골라서 사겠다는 IPTV 업체들의 입장차가 컸다.
일각에서는 케이블TV와의 관계 때문에 지상파계열 PP들이 IPTV에 채널 공급을 주저해왔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채널 선택권을 갖고 있는 케이블TV 업계와의 협상을 위해 아직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IPTV를 포기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CJ E&M이 자사 인기 채널들을 IPTV에 공급하고 여기에서 큰 수익을 거두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디지털방송인 IPTV는 실시간으로 프로그램을 방영한 뒤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통해서 부가 수익을 내고 있다. CJ E&M은 자사 채널들을 모아 월 정액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IPTV 사용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결국 지상파 3사가 더이상 IPTV를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때맞춰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방송 재전송 문제를 놓고 분쟁이 벌어지자 3사 모두 IPTV에 채널을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IPTV 업체와의 협상도 지상파방송사가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협의회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협의회가 ITPV 업체와 지상파 3사 계열 PP의 계약을 마친 뒤 채널 사용료를 다시 지상파 3사가 나눠 갖는 방식이다. 최대한 IPTV와의 협상을 빨리 마친 뒤 채널 서비스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CJ E&M이 채널 공급을 시작한 이후 지상파 3사 계열 PP들의 채널 공급 문제도 급진전이 있었다"면서 "늦어도 연말까지는 지상파 3사 계열 PP들의 채널을 IPTV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