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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권익위원장이 '도가니'를 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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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김영란 권익위원장이 27일 저녁 서울 명동의 한 극장을 찾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 '도가니'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권익위 직원 10여명도 동행했다.


"지난 주말 원작소설 도가니를 반 쯤 읽다 책을 덮었어요. 재판 과정은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말한 그가 영화 관람에 나선 데에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통과한 '공익신고자보호법 시행령' 때문이다.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는 이 법안은 공공부분 뿐 아니라 민간영역에서도 공익을 해치는 행위를 신고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규정이 담겼다.

영화 '도가니'는 장애아동시설 책임자들이 수년간에 걸쳐 이들 아동을 성폭행한 사건을 사회에 알리는 과정을 그렸다. 2005년 발생한 실제사건를 배경으로 한 공지역 작가의 원작을 읽던 김 위원장은 이날 법안이 통과되자 그 길로 직원들에게 '영화 번개'를 제안한 것이다.


"제가 대법관이었을 때 이 영화를 봤다면 전관예우가 저렇게 심하지는 않다고 말했겠죠" 영화 말미에 가해자인 시설 교장은 이제 막 퇴직한 유능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를 내세워 장애아 재판에서 실형을 면한다. 사회 곳곳에서 촘촘히 얽혀있는 학연과 지연의 만행 앞에 정의가 무릎을 꿇는 영화의 결론이 미안한 모습이다.

그는 "실제 재판을 하다 보면 부모의 합의로 피해아동이 원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는 성폭행 사건에 대한 양형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영화의 배경이 된 광주 인화학교 사건의 경우 "재심 사유가 없어 다시 재판을 진행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영화 관람을 마친 뒤에는 직원들과 저녁식사 자리를 갖고 영화평도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영화는 우리사회에서 '관계'가 얼마나 견고한 역할을 보여주고 싶은거 같다"며 "이런 사회에서 내부 고발자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고통을 당한다. 우리가 이들을 보호할 방안을 만들었으니 잘 시행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은 공무원의 관점에서 본 영화평이 많았다. 한 직원은 "같은 공무원이지만 교육청 직원이 장애아동 성폭행 사건을 신고를 받아주지 않고 시청으로 떠넘기는 것을 보면서 꼬집어주고 싶었다"고 말했고, 다른 직원은 "우리도 민원인들이 찾아왔을 때 때 사소한 말로 상처를 주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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