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LG 그린신사업에 8조 투자 확정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구본무(사진) 회장이 오는 2015년까지 8조원을 투자해 10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는 LG의 그린신사업 전략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660여개의 중소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적극적인 동반성장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는 오는 2020년까지 그룹전체 매출의 15%를 그린신사업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그린 2020' 전략을 구체화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6월 '중장기 전략보고회'에서 구 회장과 각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들이 그린신사업 추진 현황을 논의한 뒤 이어진 후속 조치다.

LG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전기자동차부품·발광다이오드(LED)·태양광·수처리 사업 등 그린신사업에 올해부터 오는 2015년까지 8조원의 선제적인 투자를 한다. 이를 통해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해 2015년에 그린신사업에서 1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린신사업은 지난해에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에는 두 배 늘어난 매출 3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은 현재 전기차 10만대 규모인 LG화학의 생산능력을 오는 2013년에는 35만대 규모로 확대한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세계 시장점유율 25% 이상을 확보해 세계 1위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태양광 사업은 LG전자가 태양전지 셀·모듈의 광효율 향상, 양산규모 확대 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연간 총 330메가와트(MW)의 생산규모를 2~3년 내에 1기가와트(GW)급으로 확대해 오는 2015년 글로벌 시장 선두업체 도약을 목표로 하고있다.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와 공급계약을 맺고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 태양전지 핵심소재의 생산시설 구축을 통해 폴리실리콘(LG화학)-웨이퍼(LG실트론)-셀·모듈(LG전자)-발전소 운영(LG솔라에너지)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

수처리 사업은 LG전자가 오는 2020년 선두 도약을 목표로 최근 일본의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또한 국내 공공 수처리 분야 주요 운영관리 전문 업체인 대우엔텍을 인수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ED 사업은 LG이노텍이 LED칩 및 패키지, 모듈 등 생산 전 공정을 갖추고 있는 파주 LED 공장을 바탕으로 오는 2015년에 세계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린신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와 함께 LG는 이 분야에서 오는 2015년까지 1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2013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충북 오창의 1공장 바로 옆에 2·3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LG실트론은 경북 구미에 2015년까지 4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 웨이퍼 공장을 계속 증설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최근 건설에 착수한 LG전자 평택 미래성장동력 단지와 LG화학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 등 LG의 그린신사업 생산거점이 오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대규모 신규고용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평택 미래성장동력 단지에는 협력회사와 함께 오는 2014년까지 1조원 이상이 투입돼 태양전지, LED조명, 수처리 사업 등의 연구개발(R&D) 단지 및 생산공장이 들어선다. LG화학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에는 2013년까지 4900여억원이 투입돼 연산 5000톤(t) 규모의 생산라인이 구축된다.

LG는 오는 2015년까지 그린신사업에서 660여개 중소기업과의 신규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동반성장도 적극 추진한다. 그린신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발굴해 동반성장 파트너십에 기반한 중소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LG는 올 들어 17개 중소기업과 태양전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그린신사업 분야에서 공동 R&D를 시작했다. 선정된 중소기업은 LG로부터 그린신사업분야 부품소재 등을 공동 연구하게 되며, LG는 선정된 중소기업들에게 올해부터 5년간 1000억원 규모를 지원할 계획이다. LG는 올해 연말에도 테크페어를 개최해 20여개 업체를 추가로 선발하는 등 향후 매년 연 1회 테크페어를 개최해 중소기업의 차세대 기술 개발 및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LG 관계자는 "그린경영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필수요건이 됐다"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그린신사업 육성에 자원을 집중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동반성장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jis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