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박상학 자유북학운동연합 대표는 23일 최근 자신에 대한 북한의 독침테러 기도와 관련 "김정일이 탈북자들을 우리 국민과 분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 3일 독침을 소지한 위장 탈북자인 안모씨(국내 탈북자 사회에선 이씨로 위장)를 만나려다 국정원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암살 정보를 듣고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암살 소식 이후)사회에서 탈북자들을 믿지 못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탈북자들 사이에는 간첩이 없다"며 "김정일이 탈북자 분열을 위해 이런 사람(안씨)을 보내는 것이다. 의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정일 부자의 권력세습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북전단을 보낸 온 그는 "이런 일로 대북전단 살포가 중단되지 않는다"며 "다음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과 황장엽 선생의 사망 1주년을 맞아 대북전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 대표에 따르면 그는 2001년부터 위장 탈북자 안씨와 알고 지냈다. 박 대표는 "당시 그는 (자신의 성이) 이씨라고 알려줬고, 항공육전대(북한의 특수부대) 출신으로 소개했다"며 황장엽 선생과도 잘 알고있고 탈북자단체에 자주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술을 먹다 이씨가 김정일군사정치대학을 나왔다고 했다. 이 대학을 나온 안명진(1990년대 귀순)씨에게 물어보니 '그런 사람을 모른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정일군사정치대학은 남파 공작원을 양성하는 곳이다.
안씨는 2005년부터 종적을 감췄다 올해 2월 다시 박 대표에게 연락해 "일본에 대북전단 살포를 지원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며 만날 것을 요구했다. 세 차례에 걸쳐 만남을 시도했지만 안씨 쪽에서 "사정이 생겼다"며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기도 했다.
박 대표는 올해 4월 초께 정부로부터 '암살 조짐이 있으니 조심하라', '탈북자들과 만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안씨와 약속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7~8번 정도 북한의 테러 위협을 받았다. 사무실과 집으로 전화가 오는 등 올해에도 4번이나 위협을 했다"며 "북한이 나를 '공화국의 반역자'라고 공개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3일 박 대표와 안씨의 약속장속인 신논현역 앞에서 박씨를 기다리던 안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독침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고(故)황장엽 전 노동당비서와 함께 귀순한 김덕홍씨를 암살하려다 여의치않자 박 대표에 대한 암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