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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환율.. 정부, 공포 잡을 카드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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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하다고는 하지만 시장개방성과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아 대외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증시에서는 유럽계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 리먼사태 보다는 펀더멘탈 양호 = 2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우리나라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비중은 30.4%를 차지했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불거지는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9월 들어 1조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특히 유럽계 자금의 이탈 속도가 빠르다.

환율은 급등세를 계속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오전 10시25분 현재 전날보다 13.5원 오른 1,193.3원에 거래되고 있다. 5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9월 들어 전날까지 무려 118.5원 올랐다.


전문가들은 2008년 리먼사태 당시와 비교해서는 현재 양호한 상황이지만 위기가 지속될 경우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2008년말 2000억달러에서 3100억달러 수준으로 높아졌다. 또 지난 6월말 우리나라 총외채는 3980억으로 이중 단기외채가 37.6%를 차지하고 있다. 리먼사태 당시인 2008년 말에는 총외채 3800억중 39.7%가 단기외채였다. 총외채는 다소 늘었지만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급등한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이 리먼사태 당시와 비슷하지만 외화보유고가 많고 금융기관들의 외화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금융위기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안정적이 상태를 유지하는 등 당시와 같은 본격적인 외국인 자금유출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7.3%로 9월 들어 1600억원이 순유입됐다.
선물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당시에는 우리나라 채권이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인식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팔고 나가면서 금리가 급등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면서 순매수가 이어짐에 따라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개입 말고는 카드 없다 =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위기가 지속된다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위기를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이날 "외화부문의 경우 단기 차입비중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50.1%에서 27.8%로 줄었고,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도 양호해 대외충격 흡수능력이 건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위험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외국인투자자 매매동향과 자금이탈 징후 등 일일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사무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제금융시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해외 감독당국과의 공조체계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은행별 외화자산 현황을 점검해 유럽 차입비중이 높은 은행에 대해서는 차입선 다변화, 장기화를 유도하고 커미티드라인 확보 및 중장기 차입 확대를 통해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환율은 이날 오전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급격한 상승이 다소 제한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외에는 마땅히 기댈 곳이 없는 상황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과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 등을 앞두고 있지만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FOMC의 오퍼레이션트위스트를 봤을 때 획기적인 정책대응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위험회피 심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역외는 적극적인 달러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다급해진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반면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출업체들은 느긋하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투기 뿐 아니라 실 매수세도 많다"며 "당국도 환율의 추가 상승을 막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환율이 당분간 위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도 "환율이 상승탄력이 커 추가상승 시도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로써는 당국의 개입 외에는 대외시장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먼사태 당시에는 위기가 해소된 이후 환율이 급격히 내려왔지만 지금은 선진국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경기둔화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경상부문 매물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환율의 빠른 되돌림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ㆍ채권시장에투자한 자금을 22일 하루 만에 2600억원 회수했다. 미국과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자금을 빼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계 자금은 남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인 피그스(PIIGS)가 446억원 순매도를 보인 것을 비롯해 룩셈부르크 130억원, 프랑스 94억원, 독일 60억원 각각 팔았다. 반대로 영국과 스페인, 이탈리아는 국내 주식을 샀다. 유럽 자금이 지난 16일 이후 나흘 연속 순매수를 보이다가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영국이 1천200억원 순유출을 보였고 룩셈부르크도 60억원어치 처분했다.


유럽 자금이 1000원 이상 빠진 것은 지난 15일(3105억원) 이후 처음이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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