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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통신업계 답답한 국감

시계아이콘00분 56초 소요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국감 10번만 하면 통신사가 통신비를 아예 공짜로 제공해야 할 모양이다. 이번 국감 역시 통신비가 도마위에 올랐다. 유전유죄. 통신3사의 경우 많이 벌기 때문에 죄가 있는 형국이다.


지난 22일 열린 국회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의 최대 이슈는 단연 요금인하였다. 지난 수개월간 머리를 싸매고 기본료 1000원 인하에 나섰던 정부와 통신 업계의 노력이 "껌 한통 값도 안 되는 요금인하"로 치부됐다.

무려 14시간동안 지속된 국감에선 이유 없는 질책과 재촉만 가득했다. 한 여당측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이통사 임원에게 "이 자리에서 통신요금 인하 계획에 대해 말해보라"며 "충분한 시간을 줄 테니 생각해보고 이 자리를 통해 추가적인 통신요금 인하를 할지 말지 결정하라"고 말했다.


다른 한 야당 의원은 자체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통신료를 비싸다고 인식한다는 내용이다. 국민 모두가 공짜로 사용하길 바란다는 설문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통신 3사 임원들이 나서 기본료 1000원 인하로 인한 통신 3사의 연간 손실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설명을 해도 소용없었다.


물론 선불요금제 활성화, 군 입대자 정지요금 면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문제는 대안없는 국회의 압박용 카드다. 소비자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면서 엄연한 사기업인 통신 3사에게 이익을 많이 내고 있으니 요금은 얼마든지 내릴 수 있는게 아니냐는 시각 자체가 문제다.


국회의 논리대로라면 아예 통신 사업을 다시 공기업화하고 적정 수익율을 넘어설 경우 가입자들에게 돌려주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대안 없는 강요는 공허할 뿐이다.


일방적인 통신요금인하 강요는 IT 업계의 투자 의욕과 업계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국민의 통신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의 희생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경쟁 체제를 심화시켜 시장이 움직이도록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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