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일부 팀들이 선수들의 에너지음료 섭취를 금지하면서 구단과 선수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
USA투데이는 2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선수들의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선수들에 에너지음료 공급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밀워키 브루어스 등 일부 팀들은 마이너리그에서도 선수촌 냉장고에 에너지 음료를 보관하는 것을 금지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09년 구원투수인 웨슬리 라이트가 경기 전 에너지음료인 '레드불'과 탄산음료를 먹고 경기에 나섰다가 탈수로 병원에 실려간 것을 계기로 선수들의 에너지음료 섭취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에드 웨이드 휴스턴 단장은 “선수들이 에너지음료를 남용하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며 “웨슬리 라이트와 같은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선수들과 음료협회 관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마무리 J.J 푸츠는 에너지음료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보통 7회가 끝나고 레드불을 마신다. 에너지음료를 금지하고 나면 커피와 탄산음료도 못 먹게 할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마무리 조엘 한라한은 “하루에 두 병 정도 레드불을 마시는데 왜 금지하는지 모르겠다”며 “시간대를 옮겨 다니며 연속 경기를 해 나가는 상황이라 심리적, 정신적으로 (에너지음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음료협회 트레이시 할리데이 부사장은 “에너지음료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에너지음료에 함유된 카페인은 커피 한 잔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절반이다. FDA의 성분검사를 통과한 안전한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메이저리그는 2004년부터 스테로이드와 같은 경기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약품 사용을 금지했다. 에너지음료는 아직까지 법적인 금지조항이 없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전 의장이었던 게리 웨들러는 “에너지음료가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지, 금지해야 하는지도 입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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