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 조사결과 설명…“2단계 낮은 지지보(PD-4) 시공, 감리단 감독도 소홀”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이달 1일 호남고속철도 제5-1공구 달성터널(전남 장성)의 상부가 무너진 건 시공회사가 한국철도시설공단 승인 없이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22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숏크리트장비기사 1명이 숨진 달성터널 상부 붕락사고 원인조사 결과 이처럼 드러났다.
◆지하암반층에 수직방향 균열=원래 설계엔 사고지점 땅 바탕이 약하고 지하암반층에 수직방향의 균열이 있어 굴착면 위쪽을 튼튼히 받쳐주는 지지보(PD-6)를 설치토록 돼있었으나 시공사가 2단계나 낮은 지지보(PD-4)로 작업했고 감리단 감독도 소홀했다는 분석이다.
PD-6는 보강비가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PD-4는 보강비용이 적게 든다.
철도시설공단은 호남고속철도 달성터널사고를 일으킨 시공사와 감리단에게 건설기술관리법 제21조 4항(건설공사 등의 부실측정)에 따라 최고처분인 ‘부실벌점’ 3점을 줬다.
부실벌점은 시공사와 감리단은 물론 현장기술자와 감리원에게도 알렸다. 30일 안에 해당업체 의견진술과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2년간 건설공사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때 감점요소로 작용, 수주가 어려워진다.
◆굴착공사 중인 54개 철도터널 안전점검=철도시설공단은 달성터널의 완벽한 보수, 보강을 위해 관계전문가에게 ‘정밀안전진단 및 보강용역’을 맡겼다.
공단은 결과에 따라 터널보강작업과 공정대책을 세워 2014년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또 특별안전점검반(6개 팀, 29명)을 편성, 성남∼여주철도 이매터널 등 굴착공사 중인 54개 철도터널에 대해서도 안전점검을 벌이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위규사항이 드러나면 관련규정에 따라 엄격조치하고 공사현장에 대한 특별안전교육도 할 것”이라며 “비슷한 사고가 생기지 않게 안전사고예방에 최선을 다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9시쯤 전남 장성에 있는 호남고속철도 제5-1공구 달성터널에서 숏크리트장비기사 A씨(45)가 바깥벽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콘크리트타설작업을 하다 터널이 붕괴되면서 장비와 함께 묻혔으며 123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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