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국내 증시 상장기업의 브랜드가치나 최고경영자(CEO) 평가 등 지적재산도 시가총액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21일 인터켄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 31차 코스닥 상장법인 최고경영자 조찬세미나'에 참석, '위기를 넘어서는 새 자본주의 정신'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투자자들이 현실적인 투자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한국 증시만의 시가총액 회계법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적재산을 시총에 포함시키는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기업 시총 평가 금액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회사 가치와 30∼40%의 차이가 난다"면서 "이 같은 평가기준이 결국 투자자들에게 투자 지표를 제공하고,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경영실적과 부동산, 증권만이 가치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스티브 잡스가 빠진 애플의 주가가 하락했다는 것이 바로 이 같은 회계법의 필요성을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닥 CEO들은 눈앞의 변화 보다는 '거대담론' 차원에서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 때 선두 기업이었던 노키아와 IBM의 몰락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전문가나 애널리스트가 아니라 문화와 역사를 다루는 주식시장 밖의 사람들"이라면서 "단순한 숫자와 확률 보다는 문화와 투자심리, 경영자들의 마인드와 아이디어가 시장을 예측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주에서 발견된 흑조 한 마리 때문에 기존 통념이 완전히 깨지는 '블랙스완' 이론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이제까지의 지식과 지혜, 경륜만으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전 장관과 코스닥협회 관계자, 코스닥 상장법인 CEO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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