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수첩 > 화 MBC 오후 11시 15분
중세시대 로마의 가톨릭교회는 돈으로 죄를 사해준다는 면죄부를 팔았고, 이는 가톨릭에서 개신교가 분리되는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21세기, 단일 교회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한국 여의도 순복음 교회는 목사의 가족이 목사를, 장로가 목사를 고소 고발하며 스스로 분리의 길을 걷고 있다. 이 주제에 대해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은 바 있는 < PD수첩 >은 할 수 있는 한 조심스럽게, 분명한 사실관계 중심으로 접근했다. 증명되지 않은 소문과 거짓주장들이 얽힌 주제의 경우, 특별하게 새로운 부분이 다루어지지 않더라도 사실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 PD수첩 >의 방송이 의미가 있었던 것은 현대의 교회가 ‘신성한’ 교회의 재정 상황 공개 요구가 부당하다고 외치는 이들에게만 성역일 뿐, 이 사회의 성역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 있다.
늘 그래왔듯이 < PD수첩 >은 답을 내리지 않고 질문했다. 더 이상 사적인 것일 수 없는 또 다른 거대 권력에게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다. 기업 예산에 맞먹는 수준의 교회 재정 관련 사항에 대해 단 두 사람만 열람할 수 있는 상황이 정상적인가? 오직 지출과 수입만 맞으면 된다는 식의 회계처리는 정당한가? 역시 재정 문제로 분리의 길을 가고 있는 목동제자교회에 출석하며 “온전한 감사헌금과 십일조”를 폐지를 모아 얻은 수입에서 떼어 드리는 노부부는, 그 헌금이 복음과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쓰일 것을 믿는다고 했다.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한 사람을 위해 드리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는 2000년 전 예수가 아주 적은 돈인 두 렙돈을 드린 과부를 칭찬함으로서 증언했다. “가난한 중에서” 내었으므로 “모든 사람보다 많이” 낸 그 귀한 헌금을, 어디의 누구를 위해 사용했는가. < PD수첩 >을 통해 대중은 당연한 것을 물을 때 침묵하고, 때로 묻는 자에게 저주하는 교회를 보았다. 그 교회의 목사들은 아간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이 방송을 본 사람들은 그들의 이름을 한국 교회 부패의 대명사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수치의 이름은 성경에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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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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