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대표적인 임대상품인 오피스텔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원룸형이라 좁고 불편하다는 편견을 깨고 공간 구조나 가구 등을 효율적을 꾸며 2~3인 가구가 사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진화의 원동력은 불황기에도 꾸준한 인기에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오피스텔 사업에 뛰어들면서 내부 평면 경쟁에 가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선보인 ‘논현 2차 푸르지오 시티’에는 3실 개별 임대형 오피스텔 평면이 도입됐다. 이 평면은 3명이 살아도 생활의 불편함이 없도록 공용부분의 독립성을 극대화해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화장실을 3개의 공간으로 나눠 샤워실과 세면실, 용변실로 구분했다. 각 실은 불투명한 유리벽으로 구분돼 있고 문마다 시건장치를 설치해 한 사람이 샤워하고 있는 중간에도 다른 사람이 용변이나 세면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또 세면대에는 별도의 샤워기를 설치해 출근준비가 가장 바쁜 아침시간 대에도 입주자들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독립성을 강화한 3개의 방도 눈에 띄는 구조다. 12㎡ 규모의 크기로 구성된 각 방에는 옷장과 넓은 수납공간, 화장대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붙박이장이 배치됐다. 또 방마다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해 주거 쾌적성을 높였다.
'베이'수를 늘려 아예 아파트처럼 설계된 오피스텔도 있다. 베이는 방과 거실의 구분을 뜻하는 것으로, 보통 직사각형 구조의 오피스텔은 거실, 부엌, 방이 모두 오픈돼 있다. 우성A&C가 부산 정관에서 선보인 '정관스마트시티' 전용면적 32㎡의 경우 'L'자형으로, 38㎡는 'ㅁ'자형 구조로 각각 고안됐다. 대우건설이 지난 6월 분앙한 서울 송파구 '송파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도 1.5베이 설계를 적용했다. 거실과 방으로 구분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L자형으로 만들고 창 2개를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입주자가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곳도 등장했다. 두산중공업이 서울 흥인동에 공급하는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 오피스텔이 대표 사례. 이 곳은 가변형 벽체를 이용해 방과 거실을 분리하거나 원룸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다.
이밖에 테라스를 서비스 공간으로 제공하거나 전용률을 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린 오피스텔이 속속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텔의 공급이 급증하면서 차별화된 설계로 승부수를 띄우는 건설사들이 늘었다"며 "수납공간을 확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소형 아파트의 4베이 설계처럼 좁은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평면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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