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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진출했지만 기 못펴는 외국계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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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외국계 은행들이 '금융 선진국'의 노하우를 가지고 중국에 잇달아 진출했지만 막상 진출 후에는 토종 은행들에 눌려 제대로 기를 못 펴고 있다.


외국계 은행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은행업계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2%에 불과할 정도로 영향력이 약한 상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컨설팅 및 회계 전문기업 KPMG에 따르면 중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33개 외국계 은행들의 실적은 1년 전보다 좋아졌지만 2008년도 성적표, 중국 토종은행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하다. 중국 전체 은행업계의 지난해 총 순익(세후) 은 36%나 증가했지만 이 중 33개 외국계 은행의 순익은 2009년 보다 24%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국에서 100여개 지점을 운영해 중국 진출 최대 규모 외국계 은행으로 손 꼽히고 있는 HSBC 중국 법인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28% 늘어난 9억2200만위안(약 1억44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은행 순익이 18억위안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순익은 절반으로 줄었다.

스탠다드 차타드는 지난해 3억8400만위안의 순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그 규모가 9% 줄었다. 이 역시 2008년 순익인 6억3800만위안의 절반 수준이다.


JP모건 체이스는 지난해 순익이 49% 줄어든 70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2009년에도 순익은 21%나 감소했었다. 씨티그룹의 지난해 순익이 19% 증가한 8억7100만위안에 그쳤다.


반면 중국 토종은행들은 해 마다 눈에 띄게 개선된 실적을 자랑하며 외국계 은행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중국 공상은행은 지난해 순익이 28% 증가한 1651억6000만위안을 기록했고, 그 전년에도 순익이 16%나 늘었다.


WSJ은 외국계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한 이후 중국 사업에 조심스런 접근을 한 결과 2009년부터 가파른 실적 둔화를 경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은행업계에 인재 영입 경쟁이 불붙으면서 외국계 은행들의 비용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외국계 은행들이 선호하는 직원들은 중국어와 외국어가 능통한 유경험자들이기 때문에 임금 수준이 높다.


JP모건의 샤오즈리 중국 법인 회장은 지난해 영업비용이 38%나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중국 내 지점을 확대하고 유능한 인재를 고용하기 위해서는 비용 지출 증가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과 스탠다드 차타드측도 중국 시장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지점 수 확대와 인력 고용에 비용 지출이 늘었다며 부진한 순익에 대해 해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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